물건도 ‘클라우드 서비스’하는 시대…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신시장 열린다

입력 2018-07-19 15:27 수정 2018-07-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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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를 위한 물품 보관 서비스 ‘미니쿠라’…“공간도 마음도 여유”

▲일본 물품 보관업체 테라다창고의 개인용 보관 서비스 ‘미니쿠라’. 사진제공=미니쿠라
▲일본 물품 보관업체 테라다창고의 개인용 보관 서비스 ‘미니쿠라’. 사진제공=미니쿠라
소유를 최소화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대세로 떠오르고 1인 가구 증가로 주거 공간이 작아지자 일본에서 물품 보관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전에 없던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일본 물품 보관업체 테라다창고는 원래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해왔으나 6년 전부터 개인을 대상으로 한 보관 서비스 ‘미니쿠라’를 시작했다. 미니쿠라는 일종의 오프라인 클라우드 스토리지이다. 전용 상자에 물건을 담아 보내고 맡긴다. 요금은 상자당 월 200엔(약 2000원)에 불과하다. 50엔을 추가하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맡긴 짐을 열람할 수 있다. 회사 측이 물건 하나하나를 촬영해 관리한다. 어떤 것을 맡겼는지 잊어도 문제가 없다. 맡긴 물건이 필요해지면 택배로 받으면 된다.

나카노 아우히사시 테라다창고 사장은 자신과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미니쿠라를 만들었다. 미니멀리스트인 그는 시계와 자동차, 집이 없다. 생활비를 제외한 돈은 대부분 기부한다. 나카노 사장은 “일본 가옥은 좁다. 물건을 맡기면 공간에도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미니멀 라이프를 의미하는 ‘단샤리’ 붐이 일면서 물건을 버리려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추억이 깃든 물건이나 편지를 버리기는 쉽지 않다”며 보관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수요를 만들어 낸 덕분에 미니쿠라의 보관 물품 수는 2012년 100만 개에서 2016년 말 1700만 개로 급증했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보낸 물건은 의류지만 책이나 취미 관련 물품도 다수를 차지한다. 피규어, 와인 등은 전문 보관 서비스로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동호회의 스포츠 장비 등을 맡기도 한다. 테라다창고는 오랜 물류 보관 사업을 통해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고 파손을 방지하는 노하우가 있다고 밝혔다.

어디서나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원하는 장소로 짐을 보내주는 ‘미니쿠라 트레블’도 2016년 말부터 시행 중이다. 이용자는 빈손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고 호텔에서 짐을 받을 수 있다. 집에 돌아올 때는 호텔에서부터 다시 짐을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

맡겨진 물건은 창고에서 잠들지 않고 매매나 대여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 테라다창고는 2013년부터 야후 옥션을 통한 매매 기능을 추가했다. 25일부터는 개인이 웹 상점을 만들고 물건을 판매하거나 빌려줄 수 있는 플랫폼 ‘FUN’을 시작한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공유해 수익을 창출하는 ‘긱 이코노미’를 위한 시장을 여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니멀 라이프와 긱 이코노미 등 새로운 수요를 포착한 인터넷 서비스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들은 물건을 팔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벽장 속이나 심리를 파악하고 판매 이후부터 열리는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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