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아시아나항공의 상장 때 박삼구(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당시 사장이 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을 독려하며 한 말이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박 회장의 호언장담과 달리 주가는 반토막이 났으며, 50위권에 머물렀던 시가총액 순위는 200위 밖으로 밀려났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일 대비 2.12%(90원) 하락한 4155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7500원) 대비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박 회장이 20년 전 전망했던 주가의 4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1999년 12월 24일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하회(6600원)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특히 박 회장의 발언을 믿고 우리사주를 매입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손실이 컸다. 당시 회사 측은 액면가(5000원)보다 비싼 공모가(7500원)에 우리사주를 팔았는데, 직원들은 박 회장의 말을 믿고 무리하게 퇴직금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으며 우리사주를 매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 첫해인 1999년 12월 31일 기준 우리사주 규모는 988만9921주(5.82%)다. 상장 시초가 대비 이날까지 주가 하락률은 18.2%로, 상장 일주일 만에 직원들이 입은 손실 규모는 208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당시 액면가 5000원에 주식을 샀던 대부분의 대주주들은 1원도 손해를 보지 않았지만, 그 이상의 값을 치렀던 직원들과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컸다”고 했다.
급기야 이듬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1100원대까지 추락했으며, 이후 수년간 박스권(1000~3000원대)에 머물렀다.
이에 직원 대부분은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과 주가 급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 5.82%에 달했던 우리사주 비중은 급감했으며, 2005년에는 한 주도 남지 않았다.
상장 당시만 해도 전체 시총 순위는 52위였지만, 2008년 3월 코스피로 이전상장했음에도 현재 시총 순위는 238위까지 밀려나 있는 상태다.
결국 2014년까지 아시아나 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은 단 한 주도 없었으며, 이후 조금씩 늘었지만 20일 현재 비중은 0.07%에 불과하다. 심지어 2016년 10월 실시했던 유상증자에서도 우리사주 청약률은 0%였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이사회에서 3324만 주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우리사주 20% 배정 규정에 따라, 664만8000주를 배정했지만 직원들이 외면한 셈이다. 게다가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분의 액면가는 5000원으로, 당시 아시아나항공 주가(4745원)보다 높았다.
이 같은 주가 추락과 그에 따른 신뢰도 하락은 박삼구 회장이 자초한 부분이 적지 않다.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의 부실을 키웠고, 아시아나항공은 손실을 감수하며 그룹과 계열사들을 지원해면서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특히 최근 기내식 파동 등 일련의 사건이 박 회장의 갑질 논란으로 이어진 상황 등이 주가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됐다.
아시아나항공 한 직원은 “오래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에 대한 무리한 M&A로 경영이 악화했고, 항공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000%에 육박하는 상황까지 간 적도 있다”면서 “오너의 순간 판단이 회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이는 곧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