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실효환율이 급락세를 보였다. 하락률이 조사대상국 61개국 가운데 10위에 올랐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그간 반영하지 못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를 한꺼번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연준(Fed)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미중간 무역분쟁도 확산돼서다.
다만 실질실효환율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높았다. 유로화나 중국 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들도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월별 하락률은 아르헨티나(-6.23%), 남아프리카공화국(-4.53%), 베네수엘라(-3.57%)가 가장 컸다. 우리나라는 아이슬란드(-1.15%), 브라질(-0.90%)에 이어 하락률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0.64%, 126.43)은 13위에, 유로존(-0.07%, 96.41)은 27위에 각각 랭크됐다. 반면 일본은 0.50% 오른 74.85를 기록했다.
한편 6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1.5%(16.41원) 오른 1092.8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105.04원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분위기와는 별개로 원화는 북한 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영향을 덜 받았었다. 북미정상회담이 끝나고 6월 FOMC와 미중간 무역분쟁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분위기를 빠르게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을 예단하기 어렵다. 무역분쟁이 더 확대돼 환율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환율 변동성은 앞으로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효환율이 많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레벨은 높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위안화나 유로화가 달러화 강세 여파에 동반 약세를 보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