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와 ‘전쟁’을 선포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과 첫 만남을 가진다. 종합감사 부활, 지배구조·내부통제 전담 ‘전문검사역제’ 신설 등 윤 원장 표 금융개혁안을 내놓은 뒤 첫 은행권과의 만남으로 상견례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 원장은 23일 은행연합회 이사회 직후 6시 50분으로 예정된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번 행보는 12일 증권사CEO를 만난 이후 두 번째 업계와의 만남이자 취임 이후 은행권 CEO와 첫 공식 만남이다. 연합회 22개 회원사 은행장들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 신용정보원, 금융연수원 등 4개 유관기관 수장 등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윤 원장은 12일 증권사 CEO와의 만남에서 “최근 증권업계는 배당 오류로 인한 대규모 허위 주식 거래, 공매도 주식의 결제 불이행 사태 등 내부 통제 실패 사례가 연달아 발생했다”며 “증권업계뿐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에 비춰볼 때 이번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최근 은행권에서 불거진 대출 금리 산정 오류 사태부터 채용비리, 금융사 지배구조 문제 등을 짚고 앞으로 행보에 대한 당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9일 금융감독 혁신 과제 발표 당시 대출금리 산정 오류 관련 경영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제재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원장은 본래 증권사보다 앞선 9일 보험사 CEO와의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금융개혁안 발표 일정과 겹쳐 뒤로 미뤄졌다. 윤 원장은 25일 첫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를 마치고 26일부터 8월 2일까지 일주일간 여름 휴가를 떠난다.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의 만남은 8월부터 순차적으로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5월 말 최종구 금융위원장, 6월 중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만남을 가졌다. 윤 원장 다음으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초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