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고객은 628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2816만1000명)의 22.3%로, 5명 중 1명은 카카오뱅크 고객이다. 자산도 지방은행 수준으로 커졌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카카오뱅크 자산은 지난해 12월 5조8418억 원으로 제주은행(5조5509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1분기 말에는 카카오뱅크가 7조9176억 원, 제주은행은 5조6877억 원으로 격차가 커졌다. 현재 자산 규모로 카카오뱅크는 전북은행(17조5291억 원) 다음이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빨랐다. 케이뱅크는 자산이 지난해 12월 말 1조3511억 원, 올해 1분기 말엔 1조5422억 원이었다.
카카오뱅크 여·수신 규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달 15일 기준 수신은 8조5186억 원, 여신은 6조9400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수신은 70.7%, 여신은 50.2% 각각 뛰었다. 카카오뱅크 경영 성과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376억 원에 달한 적자를 올해 1분기 53억 원까지 줄였다.
카카오뱅크는 편리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로 보수적인 은행업계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24시간 어디서든 계좌를 만들 수 있고, 서류 제출 없이 바로 대출도 되는 데 고객들은 열광했다.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등 각종 인증 장치가 최소화한 것도 호응을 얻었다.
금리가 높고 수수료가 낮다는 점 역시 기존 은행들과의 차별점이다. 카카오뱅크는 금융회사, 편의점, 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모든 자동입출금기(ATM)에서 입출금·이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해외송금 수수료는 5000달러까지 5000원만 받는다.
카카오뱅크가 끼친 영향은 단순히 금융 서비스 편의성 향상만은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전쟁에 가세하면서 견제자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자본금으로 저금리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은산 분리 규제가 완화하면 그동안 자본금을 늘리는 데 애를 먹었던 카카오뱅크도 시중은행 못지않은 규모로 '덩치'를 키울 수 있다. 지난달 카카오뱅크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93%로 5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최저가 아니다. KB국민은행(연 3.95%), KEB하나은행(연 4.91%), NH농협은행(연 3.95%)보다는 낮지만 우리은행(연 3.79%)보다는 높다.
한편 이용 상품도 여전히 제한적이다. 올해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했으나,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없다. 사업자 대출도 불가능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기업 거래를 위한 펌뱅킹을 확대하는 것이 단기 과제"라며 "모바일에서만 판매해도 문제가 없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기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