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일본의 낮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는 등 지구촌 곳곳이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전 세계가 긴장할 만한 보고서를 내놨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IPCC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속도가 계속되면 2040년께 기온 상승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이렇게 되면 폭염과 폭우가 증가하는 한편 해수면도 높아져 동식물의 멸종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온난화의 피해를 억제하려면 금세기 중반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 ‘제로(0)’로 만드는 경제활동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예측은 오는 10월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특별 보고서로 발표될 예정이다. IPCC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기후 변화와 그 잠재적인 환경 및 경제적 영향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1988년 설립했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전 세계 수천 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됐으며, 여기서 나온 보고서는 온난화 방지를 논의하는 토대가 된다.
그동안은 금세기 말까지 기온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은 나왔지만 2040년 시점의 예측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PCC는 세계 각국에 온난화 대책을 서두르도록 촉구하고자 머지 않은 미래 시점의 예측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시점에 산업혁명 이전 대비 기온 상승은 이미 1도에 도달,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이 같은 속도로 계속되면 앞으로 10년마다 0.2도 속도로 상승하고, 2040년경에는 1.5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혁명 당시인 1880년부터 2012년까지의 온도 상승은 0.85도, 10년당 약 0.06도 속도로 상승했지만, 앞으로 이 속도가 3배가 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와 리스크도 지적했다. 기온이 5도 이상 상승하는 지역도 있어서 사회 생활에 극심한 지장이 초래되고, 강우량이 10% 이상 늘어나고 그로 인해 홍수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 또 해수면이 상승해 동식물에 피해가 나올 수 있다.
보고서는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낮추고, 되도록 1.5도 내에서 유지하도록 목표를 정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과 인도 등의 경제 발전에 따라 이산화탄소(CO2) 등 온실가스의 대량 배출이 계속되고 있어 온실가스 배출을 사실상 ‘제로’로 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보고서는 탈 이산화탄소를 추진하기 위해선 신 재생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지하저장(CCS) 등의 보급과 함께 산업 시스템 등 경제 활동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12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에서는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한다. 전문가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중국 등) 신흥국도 온난화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