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온열환자

입력 2018-07-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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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무척 덥다. 온열환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그런데 ‘온열환자’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왠지 어색함을 느낀다. ‘따뜻할 온(溫)’과 ‘더울 열(熱)’을 쓰는 ‘온열(溫熱)’이라는 단어는 글자 그대로 ‘따스한 열’, ‘따뜻하게 느껴지는 열’이라는 뜻으로서 ‘온열 치료기’, ‘온열 난방’ 등 일반적으로 좋은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데 온열환자의 경우에는 ‘환자’라는 부정적 의미와 결합하여 단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생긴 말인지 국어사전에도 ‘온열환자’나 ‘온열질환’이라는 말은 등재되어 있지 않다. 어떤 병원이 내놓은 설명 자료에 의하면 온열질환은 다음과 같다.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외부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일사병, 열사병, 열실신, 열경련, 열탈진 등으로 나뉜다. 구토, 고열, 신경 및 정신이상을 나타내면 위급한 상황이며, 이런 증상을 보이는 이는 온열환자이다.”

온열질환의 일종인 일사병은 ‘日射病’이라고 쓰는데 ‘射’는 활이나 총 같은 것을 ‘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일사병(日射病)은 햇볕을 오래 쏘임으로써 생기는 질환이고, 열사병(熱射病)은 열기에 쏘임을 당하여 생기는 병이다. 열실신(熱失神)은 열기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되어 정신을 잃은 상태에 이른 것이고, 열경련은 심한 열기를 받음으로써 경련을 일으키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벗어날 탈(脫)’과 ‘다할 진(盡)’이 들어있는 ‘열탈진(熱脫盡)’은 극심한 열기를 받음으로써 “기운이 빠져서 다 없어진” 상태에 이른 병이다.

이처럼 나쁜 증세에 좋은 의미로 쓰이는 ‘온열’이 결합되어 있으니 적잖이 어색하다. ‘따뜻할 온(溫)’이 가진 아늑하고 포근한 긍정적 의미 때문에 영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溫’대신 ‘被(입을 피, 당할 피)’를 넣어 ‘피열질환’. ‘피열환자’, 즉 ‘열에 당한 질환’, ‘열에 당한 환자’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실지 의미에 부합하는 조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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