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후 밝아진 이중근 부영 회장...‘초호화 변호인단’ 의 힘?

입력 2018-07-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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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으로 석방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석으로 석방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감 당시만 해도 허리를 굽힌 채 법정에 섰던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이 보석 이후 부쩍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초호화 변호인단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18일 석방된 이후 23, 24일 연달아 재판에 참석한 이 회장의 허리는 전과 비교해 꼿꼿해졌다.

5월 25일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보석 신청을 한 이 회장은 두 달여 만에 보석 허가를 받고 풀려났다.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으나 재판부는 당뇨, 혈압 등 지병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됐다는 이 회장의 호소를 받아들였다.

법조계는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초호화 변호인단’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2월 4300억 원 규모의 횡령, 배임, 임대주택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법무법인 평산, 법무법인 광장, 법무법인 율촌 등 대형로펌과 개인 변호사 등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특히 강덕수 전 STX 회장의 분식회계 혐의를 무죄로 끌어낸 최동렬 변호사에게 이목이 쏠렸다. 1심 재판은 최동렬 변호사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보석을 허가받는 데도 최 변호사가 이끄는 율촌 소속 변호사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양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내고 2013년부터 율촌 변호사로 활동했다. 최 변호사는 강 전 회장의 2조 원대 분식회계 혐의를 1심에서 5000억 원 규모로 줄였고, 항소심에서는 분식회계 혐의가 없다는 판결을 끌어냈다. 강 전 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또 1980년 전주지방법원 판사로 시작해 고등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대법관 등을 역임한 김능환 전 대법관도 이중근 회장의 변호에 나섰다. 2013년 퇴임한 김능환 전 대법관은 아내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하다 그해 9월 율촌에 합류했다. 한동안 대법원 상고심에서 평균보다 많은 사건을 파기환송시키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검찰 출신으로 법이론 전문가로 유명했던 이완규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그가 속한 법무법인 동인은 형사송무에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검찰연구관, 청주지검 제천지청장, 대검 형사1과장,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등을 거쳐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을 지낸 뒤 변호사로 개업했다.

인권변호사 1세대인 이세중 부영그룹 회장 직무대행도 변호사로 변호인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부장 출신인 장영섭 변호사도 있다.

초기에는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비리 사건 등을 수사한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삼성 비자금 특검 경험이 있는 이원곤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등도 변호인단에 포함됐으나 현재는 이들을 비롯해 일부 변호인이 사임해 20여 명이 이 회장을 대리하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의 면면을 고려하면 ‘자본의 힘’으로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간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재벌가 재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유전무죄, 무전유죄’ 판결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은 이 회장의 보석 심리에서 “건강상태 관련해 이렇게 많은 변호사가 수많은 시간을 들여 심리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똑같은 병명을 가진 수감자들이 구치소에 있는 것을 볼 때 이것이 자본의 힘이 아닐까, 혜택은 아닐까 싶다”며 이 회장의 구속 유지를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 회장은 2013년~2015년 공공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부풀려 불법 분양한 혐의로 2월 구속기소 된 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2010년~2013년 자신의 세금 납부를 위한 비자금을 조성하고자 부인 명의 건설자재 임대업체를 설립해 사업을 수행한 것처럼 꾸며 부영주택 자금 155억 원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는다. 이 회장의 재판을 심리하는 형사22부(재판장 이순형 부장판사)는 8월 28일께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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