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약세 유도 목적은 대미 반격보다는 경기 부양

입력 2018-07-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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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속에서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약세 유도는 무역 전쟁에서 미국에 대한 반격이라기보다 자국 경기 부양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무역 전쟁을 환율전쟁으로 돌릴 의도가 없다는 설명이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최근 3개월간 6.9% 하락해 현재 1년 만에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위안화 약세는 미국으로 하여금 중국이 자국 수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과 유럽이 통화 조작을 하고 있다면서 “위안화는 돌덩이가 떨어지듯 추락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최근 위안화 가치의 빠른 하락은 중국 정부가 경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부각하고 있다. 내수 부진과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 증가, 인프라 설비 투자 부진 등 경기둔화의 새로운 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무역 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세 우려까지 겹치면서 중국 정부는 부채 감축 대신 경기부양 쪽으로 정책 초점을 전환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 들어 세 차례나 지급준비율을 낮춰 시중 은행들이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의 긴축 조치에 보류됐던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

중국 정부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결국 최근 위안화 약세가 인위적인 유도가 아니라 경기부양적인 정책을 펼친 데 따른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는 아울러 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매일 전날 시장 환율을 바탕으로 기준환율을 정하고 있다. 장밍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위안화 약세는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아울러 외환시장 트레이더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초 위안화가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크게 올라 중국 당국이 이를 되돌리려 한다고 풀이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로빈 브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초기 위안화를 이용해 무역분쟁을 잘 통과했다”면서도 “이제 그 전략은 끝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2015년 위안화를 급격히 평가절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중국 자본유출 우려와 경제 연착륙 실패 불안이 고조됐기 때문. 그러나 올해 해외 투자자들은 위안화 약세에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자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왔기 때문에 3년 전과 같은 혼란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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