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0억 원 이상 재산을 부모나 자식 등 직계존비속에게 넘겨주고 증여세를 신고한 건수는 총 702건이었다. 이는 2016년 468건과 비교해 234건(50%)이나 급증한 것이다. 4년 전인 2013년에 212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를 웃돈다. 이들이 증여한 재산 가액은 총 9조728억 원으로 1건당 평균 129억 원에 달했다. 전체 직계존비속 증여 건수는 지난해 7만2695건으로 2016년 6만2691건보다 16.0%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고액 증여 신고가 급증한 셈이다.
고액 증여 신고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는 증여세 신고 세액공제 등 혜택 축소와 다주택자 과세 강화 등으로 조기 상속·증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과거에 신고를 유도하고자 세액공제 혜택을 줬으나 이제는 세원 파악이 가능해져 점차 축소하고 있다. 상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은 상속 개시 또는 증여 시점을 기준으로 2016년까지 10%였으나 2017년에는 7%로 축소됐다. 공제율은 2018년에는 5%, 2019년 이후에는 3%로 더욱 줄어들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상 규제를 강화하자 상속을 앞당기는 의미에서 자식에게 부동산을 조기 증여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거래 통계를 보면 부동산 증여 건수가 28만2680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달 30일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미 발표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에 따르면 종부세 인상으로 고가주택이나 토지를 보유한 35만 명이 7000억 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