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미스터리…화재사고 직접 원인은 아리송

입력 2018-07-27 09:59 수정 2018-07-2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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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사고가 잇따른 BMW 디젤 모델에 대한 자발적 결함시정 조치가 시행됐지만 화재의 직접 원인을 밝히지 못해 논란이 예상된다. BMW코리아조차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의 결함을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회사측의 자발적 리콜과 별개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조사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27일 국토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 BMW코리아 등에 따르면 BMW 측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화재사고에 대해 수입차 사상 최대규모의 리콜을 결정했지만 근본적인 화재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올들어 총 10건(16만2597대)의 리콜을 결정했는데 이 가운데 차량화재와 관련된 조치는 모두 4건. 결함 대상모델은 총 15만24대에 달했다.

BMW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결함은 △엔진 미연소가스 순환장치 결함 △공조장치 결함 △터보 냉각장치 결함 등이었다. 그리고 전날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결함 추정에 따라 10만6000여 대에 달하는 디젤 모델이 추가 리콜에 나섰다.

문제는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물론 BMW코리아 역시 잇따른 화재사고의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인 EGR(Exhaust Gas Recirculation) 의 결함으로 추정한 데 있다. BMW코리아는 공식입장을 통해 “차량 화재와 관련해 수많은 원인이 있는 상태인만큼 명확하게 특정 부품이 직접적인 원인이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라며 말했다.

실례로 2015년에는 엔진 결함으로 리콜 수리를 받은 BMW 특정 모델이 이튿날 화재를 일으켜 전소된 사건도 있다. 명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지 못한채 발화부품만 교체할 경우 또 다른 화재사고가 불거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디젤차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를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 일부를 따로 뽑은 뒤 냉각시킨다. 냉각된 배기가스를 다시 엔진 연소실로 보내는 방식이다. 이게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다.

배기가스에서 질소산화물이 줄어들지만 온전한 흡기가 아닌 탓에 엔진출력이 소폭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유로4와 유로5 등 디젤 배기가스 규제를 맞춘 새 엔진들의 출력이 이전보다 감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BMW가 지목한 화재 원인은 이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결함이다. 냉각시스템의 문제로 뜨거운 배기가스가 다시 연소실로 순환되는 과정에 일부 부품의 균열 및 열방출, 이로 인해 엔진 속 다른 부품에 발화를 일으킨다는 원리다.

반면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결함 원인조사에 나선지 열흘만에 BMW가 결함이라고 내놓은 원인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한 화재 사고에 대한 결함 원인조사 결과가 국토부 조사 착수 시점에 맞춰 나왔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올해 리콜 10건 중에 4건이 화재 위험성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화재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완성차 업계 연구개발 담당자는 “결함 부품이라도 엔진 내부 공간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화재로 연결되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화재 원인규명에 최소 수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BMW의 리콜은 명확한 원인을 짚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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