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체질이 아닌 이상, 잠을 적게 자면 오히려 능률이 떨어진다. 매튜 워커 미 캘리포니아 대학 수면연구센터 교수는 “습관적으로 7~9시간보다 적게 잔다면 능력 발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잠을 적게 잔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직원들은 생산성이 떨어지며 비윤리적인 선택을 하기 쉽다”고 경고했다. 잠을 적게 잘 수록 거짓말을 하거나 자료를 위조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대로 잠을 자지 않으면 물질적인 대가도 치러야 한다. 워커 교수에 따르면 7시간 미만을 자는 직원들은 다른 직원에 비해 병가를 11.5일 더 많이 냈고 병원비로 지출하는 액수도 더 많았다.
기업들은 직원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나섰다. 워커 교수는 직원들의 수면 습관과 필요성을 평가하는 회사를 설립해 수면 개선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니버셜슬립어딧이라는 이 회사는 개인별로 이상적인 수면시간과 카페인 섭취량을 제시해주며 회의 등 일정을 소화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간대를 알려준다.
미국의 유명 아이스크림 업체 벤앤제리는 버몬트주 사무실에 직원들을 위한 낮잠 공간을 마련했다. 낮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20분이다. 원래는 낮잠 신청서를 내야만 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직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청서도 받지 않는다. 로라 피터슨 벤앤제리 대변인은 “직원들이 ‘도날드덕’ 같은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사용해 신청서를 없앴다”며 “직원들은 낮잠 공간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매트리스 판매업체 캐스퍼는 수면 시간을 입력한 직원들에게 매달 60달러를 지급한다. 현대인의 숙면 장애를 해결하는 전문기업답게 직원들의 휴식시간에도 공을 들이는 것이다. 닐 파리크 캐스퍼 공동 창립자는 “매일 수면 패턴을 기록하면 자신을 더 잘 알고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스퍼는 ‘드리머리’라는 낮잠 라운지를 회사 안에 설치할 계획도 하고 있다.
충분한 휴식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로 유명한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포스트 창립자는 “잠을 적게 자는 것이 일에 헌신적이라는 생각은 허세”라고 비판했다. 이어 “직원 대부분은 회사에서 보상을 받길 원한다”며 “기업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해 우선순위를 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