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챙기고는 싶은데 설거지는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휴롬이 세척 기능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원액기를 내놨다. 4월 출시한 ‘휴롬디바’다. 휴롬은 출시 때부터 ‘30초 세척’을 강조해 제품을 홍보했다. 습관처럼 매일 사용하려면 사용과 관리가 편해야 한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주스와 스무디 필터 중 주스 필터를 먼저 사용해 봤다. 사과와 당근을 함께 착즙했는데 물이 많은 사과는 찌꺼기가 소량 나오는 반면, 당근은 주스만큼 찌꺼기가 많이 나왔다. 휴롬 측에 문의하니 “당근이 유독 찌꺼기가 많이 나오는 채소”라고 설명했다. 맛은 물론 좋았다. 설탕이나 다른 첨가물 하나 없이도 단맛이 깊었다.
소음도 크지 않았다. 착즙기를 처음 사용해 보는 기자는 예전에 어머니가 믹서기로 과일을 갈아 줬던 때를 생각하며 온 집 안에 소음이 울리진 않을까 걱정했다. 그때처럼 과일·채소 주스 한 컵을 만드는 데 ‘윙’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면 안 그래도 더운 여름이 더 덥게 느껴질 것 같았다. 다행히 물이 적은 당근을 착즙할 때도 휴롬디바는 소음이 적었다. 모두 잠든 여름밤에 야식 대신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과일을 넣어 착즙기를 돌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천덕꾸러기처럼 냉장고 야채칸에 남아 있던 씨 많은 포도도 착즙해 봤다. 껍질째 넣어도 씨까지 함께 갈렸고, 껍질은 찌꺼기로 나왔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시판 포도 주스보다 달았다. 스무디 필터에는 조생귤을 넣어 봤다. 음료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스무디처럼 부드럽고 달았다. 얼음을 넣어 천천히 마시니 더위도 가시는 것 같았다.
착즙 음료를 만들 때는 신났지만, 설거지는 아무리 세척이 편리하게 나왔다고 해도 반갑지 않았다. 세척을 위해서는 일단 기기를 분리해야 했다. 조립이 쉬웠던 만큼 분리도 간단했다. 날카로운 칼날이 없어 필터 세트를 씻는 데 20~30초였다. 드럼까지 설거지하는 데 1분이면 충분했다. 설탕 같은 첨가물이 없이 100% 과즙이므로 세제도 필요치 않았다. 집안일 중에 설거지를 제일 귀찮아하는 사람도 이 정도는 뚝딱 해내겠다 싶었다.
조립, 착즙, 해체, 설거지 같은 일련의 과정에는 적더라도 분명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그런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가운데서도 필터를 통과해 나오는 주스를 보고 있으면 왠지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 기기를 사용해 보는 동안 어떤 과일을 넣어 볼까 고민하는 게 소소한 행복을 안겼다. 휴롬디바가 가져다 준 ‘소확행(小確幸·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