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에 대한민국이 병들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전체 온열질환자의 1.5배 수준에 육박하고 있고, 이 가운데 29명이 숨졌다. 여기에 수온이 높아지면서 어패류 등을 매개로 한 감염병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총 235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전체 온열질환자(1574명)보다 49.6% 증가한 규모다. 열탈진이 129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555명), 열경련(240명), 열실신(185명), 기타(82명) 순이었다.
사망자도 10명에서 29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나머지 환자 대부분은 퇴원한 상태지만 중환자 150명을 비롯한 549명은 7월 31일 오후 6시 기준 병원에 입원 중이다.
특히 본격적 폭염이 시작된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에만 무려 100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사망자 중 절반(15명)도 이 기간에 발생했다.
질본은 보름 전부터 온열질환자 급증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주의를 당부하고 있으나, 온열질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수인성 및 식품 매개 감염병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해수 온도가 높아져 비브리오패혈증, 캄필로박터, 살모넬라, 병원성대장균 등 병원균이 쉽게 증식한다.
이 때문에 캄필로박터균,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 살모넬라균 감염 환자 발생도 증가하는 추세다. 1월부터 7월까지 1군 감염병 발생 현황을 보면, 장티푸스는 지난해 73명에서 올해 193명으로, 세균성 이질은 61명에서 154명으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72명에서 88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국외 유입은 물론, 국내 발생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질본은 간에 질환이 있거나 알코올중독,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해산물 섭취 및 취급에 주의하고,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 바닷물 접촉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지속된 폭염으로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주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물과 음식을 먹고 마실 때도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