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재개된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으로 주목 받았던 그린페이퍼머티리얼홀딩스(그린페이퍼)가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중국기업의 국내상장에 다시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14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그린페이퍼가 지난달 31일 심사 철회를 결정했다. 외국기업에 대한 최대 심사기간이 영업일 기준 60일인 점을 감안하면 2주 가량을 남기고 중도 포기를 선언한 셈이다.
회계 불투명성과 불성실 공시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며 중국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그린페이퍼의 상장은 지난해 8월 컬러레이홀딩스 이후 1년 만에 재개된 국내 상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는 2011년 1월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중국고섬 이후 약 7년 반 만에 중국기업 IPO(기업공개) 주관사를 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한국거래소가 국내상장을 시도하는 중국기업에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증치세(일종의 부가가치세) 증빙 자료를 갖추는 것과 함께 충분한 기업실사를 거치는 등 심사 승인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린페이퍼와 미래에셋대우는 심사 과정에서 시장의 불신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국내상장 중국기업들의 잇따른 상장폐지 등으로 투자자의 신뢰도가 저하된 상태에서 회사에 대한 적정한 가치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린페이퍼는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고 있고, 미래에셋대우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상장을 추진해 왔다”며 “리지앤셔(Li Jian She) 대표도 일부 문제 있는 기업 때문에 건실한 현지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그린페이퍼의 심사 철회로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예비심사 중인 중국기업은 6월 15일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윙입푸드 한 곳에 불과하다. 윙입푸드는 지난해 6월에도 예비심사를 청구한 바 있지만 같은해 11월 심사를 철회했다.
당시 윙입푸드와 주관사 유진투자증권은 증치세 자료 제출 등 거래소의 요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재도전에서는 관련 자료를 충실히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6년에도 중국기업 오가닉티코스메틱의 주관사를 맡아 상장을 성공시킨 바 있다.
중국기업은 2007년부터 총 23개가 국내증시에 상장했지만 지난해 중국원양자원, 올해 완리 등 10개가 상장폐지돼 현재 13개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차이나하오란이 종속회사의 영업정지를 늑장공시하는 등의 문제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있다. 차이나하오란은 지난달 16일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이번달 6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가는 모두 공모가보다 큰 폭으로 내린 상태다. 2일 종가 기준으로 거래정지 중인 차이나하오란을 제외한 12개 기업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61.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