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키운다더니 반대로 규제…태양광기업 `비명'

입력 2018-08-06 09:38 수정 2018-08-0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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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투자를 하라는 건가요 말라는 건가요”

요즘 태양광업계는 혼란스럽다. 2030년까지 신재생발전량을 20%까지 확대하겠다던 정부가 1년도 지나지 않아 태양광 발전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에 무엇보다 개인·중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지 훼손, 부동산 투기 등을 막기 위해 산지태양광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인증서(REC) 가중치를 1.0에서 0.7로 축소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산지 전용허가를 일시사용허가로 전환해 산지 훼손 방지에 나섰으며 환경영향평가를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이어 환경부는 지난달 9일 태양광에 의한 산림·경관훼손을 막기 위해 산지전용허가기준 중 경사도 요건을 25°이상에서 15°로 강화했다.

태양광 업계는 당황하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규제가 시작된 터라 올해 시장 축소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정책이 지속된다면 신재생 3020 목표를 맞출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OCI 역시 간접 영향권에 있다.

태양광 관련 국내 대기업인 한화큐셀과 OCI는 모두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하지만, 한화큐셀은 대규모 사업을 위주로 진행해 규모가 작은 임야태양광 사업은 하지 않고 있다. OCI도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하지만 사업 비중은 한자릿수일 정도로 미미하다.

결국 정부의 규제에 진짜 피해를 보는 것은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 다시말해 중소기업이다. 사단법인 전국태양광발전협회(이하 전태협)는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을 대표해 정부의 규제 강화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기웅 전태협 회장은 “정부의 정책으로 소규모사업자들이 태양광 사업을 하지 않으니 분양회사·시공회사 등 일거리 감소하고, 오히려 가능한 임야 부지가 한정돼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곳 땅값이 오를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을 꼬집었다. 홍 회장은 “실제로 신안에 있는 염전 땅이 3~4년 전에는 평당 2~3만 원밖에 하지 않았으나 최근 8~1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 부족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홍 회장은 “태양광을 임야에 설치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국토부의 규제 때문에 산으로 쫓겨간 것”이라고 항변했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별로 100~1000m의 거리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도심지에 설치하면 발전소와 소비처 간 거리로 인해 발생하는 계통연계비용이 저렴해져서 비용이 감소한다”며 “규제 때문에 (도심에서) 쫓겨났는데 다시 쫓겨날 판”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는 정부의 환경보호 명분에는 동의하면서도 너무 갑작스러운 방향 변경은 시장을 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이 변경되면 유예기간을 주거나, 규제를 강화하면 다른 규제를 완화해줘야 산업이 살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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