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부채폭탄 뇌관 터지나…앞으로 3년이 고비

입력 2018-08-07 08:39 수정 2018-08-0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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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부채 비용 증가…통화 가치 하락도 부담 키워

▲중국 위안화 지폐(앞)과 미 달러화 지폐. 신흥국 경제가 올해부터 대규모 채권 만기를 맞이하면서 부채 위기에 직면했다. 금리 인상에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위안화 지폐(앞)과 미 달러화 지폐. 신흥국 경제가 올해부터 대규모 채권 만기를 맞이하면서 부채 위기에 직면했다. 금리 인상에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신흥국들의 달러 부채 만기가 올해부터 3년간 집중되면서 세계 경제에 새로운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앞으로 3년간 만기가 도래하는 신흥국 채권은 3조2297억 달러(약 3633조4100억 원)에 달한다. 상환액은 2018년에는 8919억 달러, 2019년 1조1000억 달러, 2020년 1조2000억 달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향후 3년 동안 연간 약 1조 달러씩 상환해야 한다며 상환액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물론 3년 전 채권을 발행할 당시보다 2배나 늘어난 규모라고 6일(현지시간)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시장에 돈을 풀면서 경제를 뒷받침했다. 세계적으로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신흥국 정부와 기업은 낮은 금리로 채권 발행을 늘렸다. 3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 등 세계 중앙은행들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고 긴축으로 금융정책을 전환하면서 부채 비용 부담이 커졌다. 신용도가 낮은 국가나 기업이 유리한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던 시대가 끝나가는 것이다.

이는 신흥국 경제의 새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채권은 만기가 되면 투자자에게 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통상적으로는 새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지만, 자국 내 투자자층이 얇은 신흥국에서는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달러 표시 채권을 통해 해외 투자자로부터도 자금을 조달한다. 문제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화 대비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점이다.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로 계산한 채무 상환액이 늘어난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가중에 더해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상환액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중국이다. 향후 3년간 1조7531억 달러로 이는 신흥국 전체의 5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외에 브라질이 1360억 달러를, 러시아가 1330억 달러, 멕시코가 881억 달러를 갚아야 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기업과 정부 부분을 합친 신흥국의 부채는 6월 말 기준 57조 달러로 전 세계 부채의 약 30%를 차지한다.

중국은 기업의 설비 투자나 금융 자산 구입을 위해 부채 규모를 키우고 있다. 금융 당국이 과도한 부채를 해소하려고 규제 강화를 서두른 결과 자금 재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도 잇따랐다. 5월 중국 석유가스공급회사 차이나에너지리저브앤드케미컬스(CERC)는 3억5000만 달러의 채권에 대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으며 홍콩상장 부동산개발회사 신창집단의 달러화 채권도 디폴트에 빠졌다.

그래도 빚잔치는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중국과 한국, 인도 등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이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 규모가 92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4월 중순 이후 최대이다. 중국 당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 증가세를 늦추려는 노력을 완화했다.

WSJ는 차입 비용이 연초보다 상당히 높다는 점 외에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등 위험 요소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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