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낮은데 아파트값은 오른다?

입력 2018-08-08 06:00 수정 2018-08-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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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여의도 개발계획이 아파트값 부추겨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주택 가격 향방을 알아보려면 전세가율 추이를 잘 따져보면 된다. 매매가에서 전세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세가율이다.

전세가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매매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강하다. 대개 전세가율이 75% 정도 되면 조만간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전셋값에다 돈을 조금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이참에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특히 적은 돈으로 집을 사서 전세를 놓는 이른바 ‘갭 투자’가 생겨나면서 매매시장은 온기가 넘쳐난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집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지역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좀 다르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을 볼 때 대개 그렇게 흘러왔다. 물론 정확한 통계 수치는 없다.

장기 거주 수요가 적은 곳은 전세가 비율이 높아도 집값이 잘 오르지 않는다. 몇 년 있다가 원 거주지로 되돌아가는 근무 형태로 인해 굳이 집을 사려고 들지 않는다. 지금은 상황이 좀 변했지만 공업도시 구미가 대표적인 곳이었다. 그곳에 계속 거주하는 현장 근로자와 일부 사무직 외는 잠시 머물렀다가 본사로 원대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구미는 전세가율이 90%를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수요가 안정적인 대도시는 전세가율 변화에 따라 매매가격이 연동되는 성향이 짙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집값이 오르고 반대로 떨어지면 집값도 하락하는 일이 잦다는 말이다.

서울도 그랬다. 3~4년 전 전세가율이 70~80%로 치솟자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면서 집값이 요동을 쳤다.

하지만 이제는 전국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이런 법칙이 잘 작동되지 않는다. 워낙 투자수요가 많아 전세가율 같은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하락 추세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69.3%였으나 지난달에는 67.3%로 떨어졌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강남 4구도 2월 59.6%에서 7월 57.2%로 추락했다.

원인이야 여럿 있지만 그동안 집값이 너무 올라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가격은 별 변동이 없는데 매매가가 높아지면 그런 결과가 나온다.

더욱이 서울권에 송파 헬리오 시티와 같은 대단위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서울 외곽 도시로 전세 수요가 많이 빠져나가면서 전세가격도 하락세다. 매매가는 오르는 반면 전세가가 떨어지면 전세가율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계속 오름세다. 4월부터 상승 폭이 좀 둔화되다가 지난달은 높아졌다. 지난 2월 1.39%를 기록했던 상승률은 6월에 0.21%로 좁혀졌다가 7월 0.34%로 커졌다.

반면 2월까지 상승세를 나타냈던 전세가는 내리 4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달에는 0.0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 4구는 1월 3.16%까지 치솟았던 아파트 가격이 그 후 오름 폭이 둔화되다가 5월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월 들어 낙폭이 좀 줄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다. 전세가격도 2월부터 줄곧 하락세다. 매매가와 마찬가지로 전세가도 6월 0.77%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하락폭이 -0.19%로 줄었다.

이런 흐름을 볼 때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에 강남 4구는 매매·전세 모두 떨어지는 입장이지만 그중에서 전세가 하락률이 더 커 서울 평균보다 낮다.

사실 정부가 구매 수요를 억제하면 전세 수요는 늘어나야 정상이다. 구매 수요가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돌아서면 당연히 전세 거래도 많아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전세 거래량이 줄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8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 3772건으로 올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3월과 비교하면 76.7% 수준에 불과하다. 강남 4구는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던 2월 대비 70.1% 수준이다.

물론 7월 거래량은 6월과 비교하면 많이 늘었다. 서울 평균은 8.8% 증가했고 강남 4구는 11% 늘어났다.

물론 지난달 매매량도 전월보다 좀 불어났다. 서울 전체로는 5640건으로 17.6% 증가했고 강남4구는 6.6% 늘어난 728건으로 조사됐다.

매매량도 피크를 보였던 3월과 비교하면 형편없다. 서울 평균은 40.8%이고 강남 4구는 26.3%에 불과하다. 요 몇 달 사이 매매량은 급격히 줄어 강남권의 경우 정점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이달은 폭염과 휴가철이 맞물려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것 같다. 지금까지의 매매량 추이를 봐도 그렇다.

이런 가운데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니 참 이해가 안 간다. 둔화되던 상승률이 지난달 다시 치솟아 관심을 끈다. 5월부터 줄곧 추락하던 강남 4구도 하락폭이 줄었다.

강남 아파트값이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반전된다는 뜻일까. 7월의 호전은 아마 박원순 서울시장이 얘기한 여의도 수변도시 개발과 용산권 프로젝트 영향을 받은 듯하다.

어찌 됐던 서울 주택시장에는 여전히 상승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말이다.

원래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 매매가도 동반 하락하곤 하는데 이와 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구매 수요가 풍성하다는 뜻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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