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일보는 “애플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강력한 공급망의 혜택을 누렸다”면서 “그 이익을 중국인들과 더 나누지 않으면 분노와 민족주의적 감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애초 또 다른 관영언론인 글로벌타임스가 지난주 냈던 것으로, 이를 인민일보가 재차 게재했다. 애플에 일종의 경각심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기사는 애플이 2분기에 중국에서만 96억 달러(약 11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것이 애플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 전쟁이 계속될수록 애플을 포함한 미국 기업은 중국에 ‘협상 패’로 쓰여 취약해질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인민일보는 “만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이 중국 기업들을 힘들게 한다면,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거둔 눈에 띄는 성공은 민족적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또 “중국은 애플 등 미국 기업들에 가장 중요한 시장인데 중국인을 자극하면 분노의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애플에 시장의 문을 닫고 싶지 않다. 그러나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돈을 더 벌고 싶다면 성장의 과실을 중국인들과 나눠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애플이 중국 시민들과 어떻게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애플은 중국 관영언론들의 경고에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미·중 무역 전쟁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여 애플의 고민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600억 달러어치 미국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중국에서 조립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애플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예외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