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대’ 병원 복지관 사업 '물의' 내막

입력 2008-04-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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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 실시협약 맺고 총장 모친 반대로 파행

서울 왕십리 소재 H대학이 부설 병원 민간 투자사업과 관련 민간사업자와 약정을 체결했음에도 2년이 넘도록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지연한 데 이어 최근 일방적인 계약 파기 입장을 보이고 있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로인해 해당 사업에 매진해 온 민간사업자인 K사가 곤경에 빠져 있다. 또한 H대는 사업 지연으로 인해 법정 분쟁 조짐이 보이자 K사에 대한 대체 보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불미스러운 일들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음이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해당 사업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 투자법'및 '민자유치 교육시설 관리지침'에 따라 K사가 사업자 비용으로 약 6000㎡(2000여평)의 H대 병원 부속 복지관을 지어 병원에 기부채납 하는 것. K사는 복지관내 일부 편의시설에 대해 H대학병원으로부터 17년간 무상관리 운영권을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해왔다.

이 사업에 대해 K사와 H대병원은 지난 2006년 6월 정식 약정서 체결 및 실시협약 승인을 완료한 상태다. 이후 K사는 허가도서 및 건설사선정, 금융대출승인 및 입점운영업체 선정 등을 완료한 이후 병원에 허가접수를 요청해 왔다. 이 과정에서 K사는 사업과 관련 실 투입비용으로만 약 20억원을 쏟아부었다는 것.

하지만 H대는 최근 들어 이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다고 K사에게 통보한 상태다. K사에 따르면 H대가 병원시설 부족으로 복지관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현재 H대 총장의 친어머니이자 대학 설립자 미망인인 P모 재단 이사가 복지관이 들어설 경우 사무실 전망을 가린다는 이유로 사업에 완강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만일 H대가 사업을 포기할 경우 보상 문제 해결 또한 쉽지 않다는 점에서 K사는 곤경에 처해 있다. K사는 실투입비용을 포함 건설, 용역계약 파기 및 입점청약 해지보상과 그간 금융비용까지 합칠 경우 손실액은 눈 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복지관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이후에 H대측이 K사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추진하려던 후속 사업들마저도 적지 않은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H대는 지난해 병원 복지관건립 민간투자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H대 정문관 건립 민간투자사업을 제안 해왔으나 이 역시 총장 모친의 반대로 무산됐다.

K사는 이후 H대가 경기도에 운영하는 한 병원의 복지관건립을 요청받았다가 뉴타운예정지역으로 지정돼 이 또한 지연됐다. 이후 H대는 이 병원의 장례식장을 K사에 임대차 하겠다고 약속해 왔으나 H대가 하나의 장례식장을 K사 및 H사에 분할 임대차 계약하는 과정에서물의가 발생해 K사는 결국 영업이 중단된 상태이다.

K사측은 "학원재단과 병원은 그간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추진하느라 많은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 것을 알고 있다. 재단이사회를 열어서라도 진행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해 왔음에도 H대는 이사회가 무슨 소용이냐 총장 어머니가 반대하고 있다며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고 질타했다.

K사측은 현재 모든 문제가 H대학 병원 복지관으로 인해 발생한 만큼 H대 측의 복지관 건립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함께 H대 관계자들의 증언 녹취록 및 관계 자료들을 보관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대해 H대 재단측 관계자는 "모든 사업은 대학 의료원이 추진해 왔다. 구체적인 사안을 물으려면 의료원에 확인해보라"고 기자의 질문에 회피했다.

H대 의료원측 관계자도 "당시 사업을 총괄한 책임자가 현재 법적인 문제로 인해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인계를 받아 진행하고 있음에 따라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K사 관계자는 "재단은 의료원에게 의료원은 당시 총괄실무자에게 책임 전가에 급급하다. 재단은 대학내 일정규모의 사업을 관리 감독하기에 모를 리 없다. 또한 H대 현직 총장이 실제로 사업추진을 총괄 주관하고 결재한 사업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H대야 사업을 추진 안한다 해도 문 닫을 일이 없겠지만 오로지 이사업에만 장시간 매달려온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존폐가 걸린 사안이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을 질타하며 성토한 머슴론이 화두가 되고 있다. 한 사학재단이 추진한 사업과 관련 일을 풀려는 노력보다는 주인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시급한 해결이 요구되는 대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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