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풀리는가 싶던 돈맥경화 현상이 재현될 조짐이다. 돈의 유통속도를 의미하는 통화승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현금통화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또 만기 2년미만 정기 예적금에도 자금이 몰렸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과 미중간 무역분쟁이 불거지면서 불안감이 확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협의통화(M1)는 5.9%(전월비 0.2%) 늘어나는데 그쳐 2013년 1월(5.8%) 이후 4년5개월만 최저치를 경신했다.
M2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M1에 머니마켓펀드(MMF)와 2년미만 정기예적금, 수익증권 등 사실상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상품별(평잔, 계절조정 기준)로는 현금통화가 전월대비 8606억원 증가한 100조1002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만기 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전월보다 9조9271억원 급증한 1031조8330억원을 기록했다. 4월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이래 증가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M2 중 경제주체별 보유규모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7조3007억원 늘어난 1391조564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업은 3조4602억원 감소한 682조4401억원을 기록했다.
본원통화도 전월보다 3조9151억원 증가한 165조40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4월(162조3278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M2를 본원통화로 나눈 통화승수는 15.88배로 통계집계이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직전 역대최저치는 작년 11월 기록한 15.96배였다.
이성환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연준 금리인상과 무역분쟁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외화예수금이 줄었다. 반면 국외부분에서 차익거래 유인 등에 따른 국내 채권투자자금이 유입되는 등 신용공급 증가에도 영향을 줬다”며 “M2 증가율은 당분간 6%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가 성장하고 통화가 증가하면서 현금통화가 늘었다. 다만 100조원에 의미를 두진 않는다. 정기예적금 증가는 6월말까지 특판을 했던 영향이 있는데다 주식시장이 추세적으로 수그러든 영향도 있다”며 “통화승수 역시 올들어 16배 정도 수준에서 정착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금융기관유동성(Lf, 평잔)과 광의유동성(L, 말잔)은 각각 전년동월보다 6.7%와 6.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