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드루킹 동의 시 대질신문…"서로 다른 진술 사실관계 확인"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검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필명) 김동원 씨의 대질조사를 벌일 전망이다.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특검팀 박상융 특검보는 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드루킹의 진술 내용과 김 지사의 진술 내용이 서로 다른 점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특검은 오전 9시 30분 김 지사를 두 번째로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이후 대질신문을 하기 위해 오후 2시 드루킹을 특검 사무실로 불렀다. 특검은 드루킹과 김 지사가 동의할 경우 직접 대면시켜 진술을 맞춰볼 계획이다.

박 특검보는 “김 지사는 변호인 참여 하에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조사를 계속 받고 있다”면서 “드루킹도 구치소에서 조사실에 도착해 지금 대질조사를 위해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루킹 담당 변호사가 오는 대로 대질조사의 취지와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진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김 지사의 경우 대질조사에 쉽게 동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김 지사 측은 대질조사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두 사람이 동의하더라도 대질조사를 시작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박 특검보는 “지난 조사에서 김 지사에게 질문하지 못한 사항이 많다”며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검사가 판단해서 대질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조사를 받는 김 지사는 일관되게 드루킹과의 관계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특검에 출석하면서 캠프 내 전문가들을 두고, 드루킹에게 자문을 요청한 이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에게 여러 분야, 다양하게 의견수렴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센다이 영사 자리 등을 제안했냐는 물음에는 "그런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1차 소환조사 당시에도 김 지사는 댓글조작 시스템인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이 있는지, 지방선거 당시 도움을 요청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조사실에서 신문을 받으면서도 킹크랩을 본 적 없으며 드루킹 측의 댓글조작 여부도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