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글로벌 기업 실적 호조 견인차…2분기 연속 순익 20% 이상 증가

입력 2018-08-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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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감세 정책, 긍정적 영향 미쳐·아시아와 유럽 순익도 10~20% 늘어…무역전쟁으로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

▲주요 지역 기업 순이익 증감율. 단위 %. 하늘색 : 18년 2분기(4~6월), 청록색 : 올해 전체 예상. 위쪽부터 미국, 아시아, 유럽, 일본.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주요 지역 기업 순이익 증감율. 단위 %. 하늘색 : 18년 2분기(4~6월), 청록색 : 올해 전체 예상. 위쪽부터 미국, 아시아, 유럽, 일본.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올해 2분기 주요 기업의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기업 실적 호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S&P500 기업의 2분기(4~6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여기에는 금융업까지 포함됐다.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순익이 20% 이상 늘어난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감세 정책이 기업 설비 투자와 개인 소비 확대를 이끌어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팩트셋 등이 집계한 글로벌 기업 2분기 순이익 순위조사 결과 상위 10개 중 미국 기업이 5곳을 차지했다. 여기에는 애플과 JP모건체이스 등이 포함됐다. 가베야 히로카즈 다이와증권 수석 연구원은 “세금 감면 등 일시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이 미국 기업들의 이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는 고유가로 2분기 순익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활발한 인프라 투자로 세계 최대 건설기계업체 캐터필러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캐터필러의 짐 엄플비 최고경영자(CEO)는 “건설기계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IT 업계에서는 애플이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최근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18조5000억 원)를 돌파했고 아마존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를 맞았던 월가도 확연히 살아났다. JP모건 등 금융 대기업은 미국 내 대출이 늘고 대형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두자릿수 순익 증가세를 보였다. 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는 “좋은 실적과 경기 확대로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분기 아시아와 유럽 기업들도 10~20%의 순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에너지와 금융 업계의 순익이 두드러지게 증가했으며 기업 전체 순익 증가율은 10%에 달했다. 일본 상장사들은 순이익이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이중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이익으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도시바를 제외하더라도 증가율은 10%를 넘는다. 소니는 게임사업 부문에서 호조를 보여 순익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이미지 센서 업체 키엔스의 순익도 17% 증가했다. 중국은 실적 발표가 이달 말 집중돼 있어 아직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다. 미국이 이번 주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발동하기로 하자 중국 정부도 같은 날 같은 규모의 관세를 발효하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세계 무역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6월 독일 다임러는 2018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수입 관세에 따라 자동차 판매 전략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였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수입 관세도 자동차 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일본도 무역전쟁과 중동정세로 인해 안심할 수만은 없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 상태가 이어지면 11월 5일부터 이란산 석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가 부과돼 원유 가격이 오를 위험이 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준다. 마주 카즈유키 미쓰비시상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향후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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