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주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포화 상태의 제약시장 환경에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자산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까지 우려 요인이 많다는 진단에서다.
김상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신약 성공의 최적 지점이 어디 있는지 분석했지만, 동시에 한국 제약사들의 신약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과밀도 시장인 당뇨나 암과 같은 후발 진입자 포지션에 몰려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후발주자 회사들의 R&D 파이프라인 자산이 과도하게 평가된 경향이 짙다고 결론내렸다”며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 이하의 임상 결과와 상업적 성공 여부가 밸류에이션을 (하향)정상화시킬 것이란 것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밸류에이션 재평가 속도가 지나치게 가팔랐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부문 주가수익비율(P/E)은 현재 50배 수준으로 2015년 이후 약 194% 급등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한미약품에 대해 ‘매도’ 의견을 신규 제시하며 목표가로 기존 주가 대비 33% 하향 조정된 30만4000원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시장이 R&D 파이프라인 자산을 과도하게 높게 평가했다고 믿는다”며 “이는 당뇨, 암 등에 있어 호의적이지 않은 경쟁적인 개발 환경을 과소평가하고, 인슐린 콤보와 두 개의 비만 테라피(치료)에 더 유리한 규제와 장애물 등을 과소평가하며, 차별화되지 않은 상품 특성 설정(Product Profile) 과정에서 가격을 잘못 책정한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평가된 R&D 비용과 세율 정상화 등을 고려해 2018~2020년 이익 컨센서스보다 15~20% 가량 낮게 보고 있다”며 “이같은 (부정적) 요인들은 건강용품 판매 확대 기조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유한양행에 대해선 ‘중립’ 의견과 함께 목표가로 기존 주가보다 8% 낮은 21만2000원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두개의 이익 견인 요소인 원료의약품(API)와 유한킴벌리 조인트벤처(JV)에 대해 기존 컨센서스 대비 덜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2018, 2019년 컨센서스보다 각각 18%, 16% (이익을)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러나 별다른 요구가 없는 상태의 2018년 기준 P/E 25배 밸류에이션과 (폐암치료제인) ‘YH25448’의 선택성, EGFR 억제재 등이 우리의 ‘중립’ 의견을 지지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