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차’ 세기를 넘나든 ‘혁신의 여정’

입력 2018-08-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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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벤츠·美 캐딜락·英 랜드로버… 기술혁신으로 “또 다른 도전”

세기를 넘어선 자동차 역사 속에서 다양한 메이커가 수많은 브랜드를 앞세워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브랜드의 정통성은 곧 이들의 가치를 대변한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과거를 앞세워 수많은 역사를 그 위에 고스란히 포개는 것도 브랜드의 가치와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작업이다. 오늘도 영겁의 역사 가운데 하루를 써내려가는 완성차 메이커의 기념 모델과 브랜드를 정리해본다.

◇메르세데스-벤츠 130년 전 세계 최초 장거리 주행 성공 = 세계 최초의 자동차 장거리 주행기록은 130년 전인 1888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역사상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인 메르세데스-벤츠의 ‘페이턴트 모터카’가 등장한 지 2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3개의 바퀴를 가진 자동차를 처음 개발한 독일의 칼 벤츠(Carl Benz)는 이 차의 실용성을 증명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00km가 넘는, 당시 기준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던 장거리 주행을 목표로 세웠다. 칼 벤츠는 아내, 두 아들이 함께 독일 만하임(Mannheim)에서 포르츠하임(Pforzheim)까지 이어지는 왕복 180km 주행에 도전했고 끝내 성공했다. 3개의 바퀴를 단 페이턴트 모터카가 이동수단으로, 나아가 자동차로 실용성을 증명한 첫 번째 사례로 손꼽힌다.

130년이 지난 오늘,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당시 최초의 장거리 여정을 고스란히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 코스에 투입해 장거리 주행을 완성했다. 편의성과 안전성을 지능적으로 결합한 혁신적 기술을 선보이며 자율 주행을 향한 비전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 최초 장거리 주행 성공을 기념해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중 최초로 중국 베이징에서 레벨 4 수준의 자율 주행 연구 차량 테스트 라이선스를 발급받기도 했다. 이로써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과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자율주행 연구가 가능해졌다. 독특하고 복잡한 도시 교통 환경을 가진 베이징에서의 실질적 도로 테스트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완벽함을 더욱 향상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초 고급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 20주년 = GM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초대형 프레스티지 SUV 에스컬레이드가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년간 4세대에 걸친 진화로 단일 모델로서의 존재감을 넘어 시대적,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한 에스컬레이드는 당당한 디자인적 존재감과 압도적 크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최고의 성능과 최첨단 옵션으로 전 세계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회사 측은 소개한다.

대당 1600여 개의 부품을 조립해 만드는 에스컬레이드는 1998년 2월 8일, 미국 텍사스주 북부에 위치한 알링턴(Arlington)공장에서 첫 생산을 시작했다. 에스컬레이드의 모델명은 ‘강력하게 구축된 요새를 정복하기 위한 중세시대의 포위 및 공격 전략’이라는 뜻의 단어 ‘에스컬레이드(Escalade)’를 그대로 사용하며 럭셔리 SUV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포부를 담아냈다.

실제로 에스컬레이드는 1998년 개발 프로젝트 승인 이후 10개월 만에 생산을 시작해 지난 20년간 총 83만6422대(ESV, EXT 포함)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15년간 초대형 럭셔리 SUV 시장에서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20년간 총 800편 이상의 영화와 TV 프로그램, 뮤직비디오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며 에스컬레이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데뷔 40주년 맞은 BMW 7시리즈 = 1977년 1세대 모델로 처음 출시된 BMW 7시리즈는 현재까지 6세대를 거듭하며 진보적 럭셔리와 새로운 기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3과 5로 이름 지어진 새로운 모델 전략에 따라 5시리즈 윗급의 대형 세단으로 등장했다. 엔진과 변속기는 5시리즈 윗급의 것을 고스란히 옮겨왔지만 편의 장비는 차고 넘쳤다. 직렬 6기통 2.5~3.5리터 엔진을 바탕으로 고급차답게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고급차였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경쾌하고 박진감 넘치는 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7시리즈 데뷔 4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도 기념 모델이 등장했다. BMW만의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BMW 인디비주얼’을 통해 최고급 소재와 차별화한 옵션으로 제작된다. 전 세계 200대 한정 생산되는 ‘BMW 7시리즈 40주년 에디션’은 국내에 10대가 배정되기도 했다.

◇영국의 자존심, 랜드로버 데뷔 70년 = 랜드로버는 올해로 브랜드 탄생 70주년을 맞이했다.

랜드로버는 1948년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랜드로버 ‘시리즈 1’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후 70년간 정통 오프로드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시리즈 1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실용성을 중시한 차량으로 출시되었으며, 이후 랜드로버는 전 세계 누적 판매 7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초기 랜드로버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을 위해 하나의 군용장비로 개발한 지프(JEEP)를 베이스로 만들었다. 엔진과 변속기는 지프의 것을 이용했으나 디자인을 바꿨다. 차체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녹이 슬지 않고 내구성이 뛰어났으며 차체가 가벼워 성능은 지프를 앞서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지프가 단순한 양산형으로 출시됐을 때 랜드로버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다양한 형태로 가지 치기 모델을 내세운 덕에 군용차는 물론 농업용을 포함한 다양한 용도로 영토를 넓힌 덕이다.

이후 지프가 대중적인 네 바퀴 굴림 모델을 지향하며 영역을 넓히는 동안 랜드로버는 미국 포드와 BMW에 인수되면서 뛰어난 기술력을 습득했다. 동시에 이를 바탕을 니치 마켓을 겨냥한 글로벌 고급 SUV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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