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트립] 북유럽의 베니스 '스톡홀름', 앤티크의 정점을 찍다

입력 2018-08-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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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은 '물의 도시'다. (사진=스톡홀름 관광청, 올라 에릭슨)
▲스톡홀름은 '물의 도시'다. (사진=스톡홀름 관광청, 올라 에릭슨)
유럽에서 네 번째로 넓은 나라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Stockholm)은 '북유럽의 베네치아'로 잘 알려져 있다. 14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남부 멜라렌 호수와 발트해를 잇는 강과 주변 섬들로 인해 작은 항구가 곳곳에 위치해 있어 '물의 도시'로 불리기 때문이다. 조금만 발걸음을 옮겨도 파란 하늘과 맞닿은 새파랗게 물든 호수가 안구를 정화시킨다.

스톡홀름에서는 1950년 대규모 도시계획이 진행됐고, 덕분에 아름다운 공원, 새롭게 단장한 식당들과 제과점, 바들이 많아지게 됐다. 6~8월 평균기온은 20~25도 쯤이다. 선선한 날씨 외에도 여름철 여행을 특히 추천하는 이유는 매년 여름이 되면 스톡홀름 시민들이 대부분 교외 지역에 있는 별장으로 떠나 도시가 텅텅 비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여유롭게 로컬을 누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아쉬운 점은 인천에서 스톡홀름으로 가는 직항이 없다는 것. 하지만 지상천국으로 향하는 길이 쉽다면, 그 또한 재미없지 않을까.

▲감라스탄은 유럽에서 가장 크고 잘 보존된 중세도시 중 하나다. (사진=스톡홀름 관광청, 올라 에릭슨)
▲감라스탄은 유럽에서 가장 크고 잘 보존된 중세도시 중 하나다. (사진=스톡홀름 관광청, 올라 에릭슨)

◇곳곳이 '앤티크'…중세시대로 빠져들다 = 감라스탄은 스웨덴어로 '옛 도시'를 뜻한다. 현대적인 빌딩들이 즐비한 시내 한복판에 자리했다. 이름처럼 700년에 걸쳐 만들어진 도시답게 역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살아있는 박물관' 같다. 특유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아기자기한 골목, 중세시대 건축물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13세기 중반 요새가 세워진 이후 확대되면서 왕궁이 자리잡게 됐다. 바로크 양식의 왕궁은 건물 규모로 볼 때 유럽 최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곳에 들어서면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작은 섬 안에는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집, 대성당, 철의 광장, 독일교회, 노벨 박물관 등이 있다. 대성당은 스톡홀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1279년에 세워졌다. 대성당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왕실의 결혼식, 장례식 등의 주요행사를 도맡고 있다. 지속된 증개축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으며, 내부 제단 벽 부분은 흑단과 금으로 장식돼 있어서 화려한 멋을 더한다.

알록달록한 골목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대광장이 나온다.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대광장 한가운데 있는 노벨박물관에 들러보자. 노벨과 노벨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감라스탄에는 1722년 문을 연 레스토랑도 있다. 이름은 '덴 일데데 프레덴(Den GyldeneFreden)'.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기네스북 기록도 가지고 있다. 노벨문학상을 심사하는 스웨덴 학술회원들이 매주 목요일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스웨덴 전통 음식을 맛 보고 싶다면 이 곳을 추천한다.

▲'홉 온-홉 오프' 보트는 모든 각도에서 스톡홀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사진=스톡홀름 관광청, Strömma Sjöfart & Turism AB)
▲'홉 온-홉 오프' 보트는 모든 각도에서 스톡홀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사진=스톡홀름 관광청, Strömma Sjöfart & Turism AB)

◇탔다가 내렸다가...보트 타고 누비는 스톡홀름 = 14개의 군도로 이뤄진 스톡홀름을 두 다리로 누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곳에선 섬에서 섬으로 이어주는 보트가 대중교통수단 중 하나다. 2층짜리 시티투어 버스와 보트 등을 자유롭게 '홉온 홉오프(Hop-On Hop Off·탔다가 내렸다가)' 할 수 있는 '스톡홀름 패스'를 홈페이지에서 미리 구입하자. 미처 챙기지 못해도 괜찮다.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 여행자 센터에서도 판매한다. 1~3일권으로 일정에 따라 자유롭게 구매하면 된다. 이 패스권 하나면 있으면 스카이뷰, 스톡홀름 왕궁, 바사 박물관, 노벨 박물관 등 60개 이상의 관광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하루 종일 걷기 힘든 사람들에게 스톡홀름 패스권을 특히 추천한다. 보트와 버스를 번갈아 타면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질 수도 있어 여행이 자유롭고 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마그네틱 카드가 아닌 종이로 되어있으니 분실하지 않도록 유의하길.

스톡홀름 주요 관광명소는 스톡홀름 항구 주변에 몰려 있다. 감라스탄 왕궁 근처에 있는 선착장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홉온 홉오프' 보트를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여기서 관광객들을 태운 보트는 유르고르덴 섬의 바사 박물관과 아바 뮤지엄으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바다 맞은 편 거대한 바이킹 라인 크루즈 섬들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에 잠시 정박한 후 감라스탄 올드타운으로 돌아오면서 스톡홀름 앞바다를 한 바퀴 돈다. 이렇게 '홉온 홉오프' 보트로 스톡홀름 항구를 한 바퀴 돌면 도시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릴 수 있다.

▲NK백화점은 1915년에 설립됐다.(사진=스톡홀름 관광청, Jeppe Wikström)
▲NK백화점은 1915년에 설립됐다.(사진=스톡홀름 관광청, Jeppe Wikström)

◇100년된 백화점, 100년된 카페…전통과 여유를 함께 = 100년 넘게 스톡홀름을 지키고 있는 NK백화점은 필수 관광코스다. 이 백화점은 1902년에 문을 열어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이다. 하지만 오래돼서 쓸쓸한 느낌보다 관리가 잘 되어있다는 인상을 먼저 풍긴다. 스웨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으로, 스웨덴에 들어와 있는 대부분의 물품을 만나볼 수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이며, 북유럽계 백화점을 대표하는 곳으로도 통한다. 스톡홀름 중앙역, 드로트닝가탄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니 사부작 사부작 걷다보면 어느새 눈 앞에 백화점이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북유럽 인테리어와 관련된 쇼룸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케아의 나라인 만큼 이케아를 방문하는 것도 좋겠지만.

스웨덴의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는 커피와 단 음식을 함께 즐기는 '피카(Fika)'라는 시간이다. 커피를 사랑하는 스웨덴 사람들은 오후에 가지는 이 티타임을 소중히 여긴다. 스웨덴의 모든 직장엔 피카룸(Fika roon)이 있을 정도. 보통은 오전, 오후 각각 한 번씩 피카가 있다. 입고 온 외투를 벗어 테라스 한켠에 올려놓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여유를 누려보자.

스톡홀름 중앙역 근처에 있는 베테카텐(Vete-katten)을 방문하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1928년에 생긴 이 카페는 스웨덴 왕실공주가 즐겨 찾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구글 평점 4.3점에 리뷰가 1600개가 넘는다. 이곳의 가장 유명한 메뉴 이름도 프린세스 케이크다. 라임빛의 둥금 돔 형태인 이 케이크는 분홍색 장미 꽃 모양의 데코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웨덴에서는 기념일 같은 중요한 날 프린세스 케이크를 챙겨 먹기도 한다. 평일은 오후 8시, 주말은 오후 7시까지 영업한다.

▲스톡홀름 중심에 위치한 베테카텐은 전통있는 커피 숍으로 스웨덴 전통 패스트리를 맛볼 수있는 곳이다.(사진=스톡홀름 관광청, Susanna Blavarg)
▲스톡홀름 중심에 위치한 베테카텐은 전통있는 커피 숍으로 스웨덴 전통 패스트리를 맛볼 수있는 곳이다.(사진=스톡홀름 관광청, Susanna Blava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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