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20일(현지시간) 중요한 이정표를 통과하게 된다. 그리스가 이날 8년 만에 구제금융에서 공식적으로 졸업하면서 유로존은 유럽 재정위기로 펼쳤던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완전히 종료할 수 있게 됐다고 19일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재정위기로 인해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과 스페인, 키프로스 등 5개국이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긴급 구제금융을 받았다. 위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유로존이 과연 생존할 것인지 또는 일부 국가가 탈퇴할 것인지 의구심이 컸으나 이들 국가가 차례대로 구제금융에서 졸업하면서 유로존은 마침내 재정위기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앞서 그리스 정부와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 6월 회의에서 구제금융 이후에도 수십 억 유로에 달하는 그리스 채무 만기를 10년 연장하는 등의 합의안을 도출해 20일 정식으로 그리스가 구제금융에서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유로존을 분열의 위기로 몰아넣은 구제금융 시대는 끝났지만 정상화까지 갈 길은 멀다. 영국 가디언은 그리스가 2010년 이후 자국을 사실상 통치하고 있던 IMF와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의 관리들과 작별할 수 있게 됐지만 그동안 엄청난 실패를 겪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경제는 최근 회복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은 최전성기 대비 약 3분의 1 줄어든 상태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에서 실업률은 25%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청년 실업률은 무려 50%에 육박하게 됐다. 여전히 재정위기를 겪었던 국가들의 경제 활동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