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부정 사용 의혹이 제기된 서은경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이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난다.
20일 과학창의재단에 따르면 서 이사장은 "과학기술문화와 과학 창의인재 육성 사업을 담당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 과학창의재단의 이사장으로서, 연구비 관리와 관련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서 이사장은 지난 5월 14일 취임했다. 서울대 물리교육과 출신인 서 이사장은 1989년 전북대 교수로 부임해 재직 중이며, 작년 10월부터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진실에 근거해 해명해도 의혹과 논란이 계속되는 현 상황에서 이 사태가 빨리 수습돼, 창의재단이 본연의 역할과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재단을 위하는 길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30년간 연구자로서 연구윤리를 잘 지키며 투명하고 청렴하게 연구에 임해 왔다"며 "개인적인 사익을 위해, 그 어떠한 부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확인 없이 의혹으로 보도됐던 내용은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며 "하루빨리 진실이 규명돼 연구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제 30년 인생이 오명을 벗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5월 서 이사장의 제자로부터 투서가 들어오자 연구비 특정 감사를 진행, 지난달 17일 공시를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서 이사장의 전북대 연구실에서는 가짜 납품서 작성을 통해 수년간 1200만 원 정도를 허위로 신청했다. 이 중 약 350만 원은 연구실 비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다. 또 연구실 학생들이 받은 인건비와 장학금 중 약 6000만 원은 연구실 공동경비 등으로 임의 사용됐다.
이를 토대로 연구재단은 지난달 23일 서 이사장을 형사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