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명암 ⑥] 유료 자기계발 스타트업 인기

입력 2018-08-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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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운동 배우려 모임 찾아 ‘저녁 있는 삶’ 즐기는 직장인들

취미 공유 플랫폼 ‘2교시’ 3분기 정기모임 수 33%↑…‘트레바리’ ‘문토’도 급성장

# 중견 게임사에서 마케터로 일하는 김향기(31) 씨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평일 저녁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이후 야근이 줄면서 김 씨도 남들처럼 그럴듯한 취미를 즐기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에 나섰다. 김 씨는 독서, 영화, 운동 등 취미 생활에 더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유료 자기계발 커뮤니티에서 그 답을 찾았다.

김 씨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독서, 액티비티 활동 모임 등을 내세운 스타트업들이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직장인 취미 공유 플랫폼 ‘2교시’다. ‘직장에서의 따분한 1교시가 끝나고 마음 가는 대로 2교시를 시작하라’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대로 퇴근 후 일상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2교시를 찾는다. 3개월 단위로 운영되는 2교시의 정기 모임 수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올해 1분기 16개였던 모임 수는 2분기 28개, 3분기인 현재 42개가 운영되고 있다. 4분기에는 56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2교시의 8월 스팟(하루 일회성) 모임 수는 81개다. 도예가와 함께하는 도자기 체험, 왕초보 볼링 강습, 코딩 첫걸음 떼기, 배드민턴 맛보기 등 분야와 수준이 다양하다. 2교시가 본격 출범한 올해 1월만 해도 스팟 모임 수는 7개에 불과했지만 2분기까지 스팟 모임과 분기 모임을 합친 누적 회원 수는 3925명에 달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7월 한 달에만 신규 회원 수는 1780명을 기록했다.

유료 독서 모임 ‘트레바리’도 성장 가도를 밟고 있다. 트레바리는 4개월 단위로 운영되는 독서모임이다. 올해 1~4월 시즌 전체 클럽 수는 150여 개였으며 5~8월 클럽 수는 180여 개로 늘었다. 9~12월 클럽 수는 280여 개로 31일 신청이 마감된다. 서울 압구정, 안국동에 이어 9~12월 시즌부터는 성수동에 세 번째 아지트를 열어 운영할 예정이다. 전체 멤버 수는 1~4월 시즌 2500여 명에서 5~8월 시즌 3200여 명으로 늘어났다.

5~8월 시즌에서 2개 클럽을 신청했던 조모 씨는 9~12월 시즌에 파트너로 다시 참여한다. 파트너가 되면 최소 19만 원인 회비가 무료다. 대신 모임 공지 등 모임이 운영되는 데 필요한 업무를 맡는다. 조 씨는 “매월 세 번째 금요일 저녁에 심리학 관련 책을 읽는 모임의 파트너가 됐다”며 “지난 시즌 두 개 클럽에서 활동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취향도 넓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박선영 트레바리 마케터는 “4개월 단위의 멤버십 서비스여서 9~12월 모집이 완료되지 않아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한 변화를 체감하기에는 이른 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9~12월 시즌 신청이 지난 시즌에 비해 속도가 빠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취향 기반의 모임 공동체 ‘문토’도 성장세에 합류했다. 문토는 2교시처럼 3개월 단위로 정기 모임이 운영되며 독서, 영화, 술 등 각종 주제 아래 모임 멤버들은 격주로 만난다. 4~6월 정기 모임 수는 9개였고 7~9월 모임 수는 15개다. 10~12월은 모임 수를 3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문토 측은 “퇴근 후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평일 저녁 모임을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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