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발 금융 충격에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인도펀드가 선방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25개 인도 주식형 펀드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06%를 기록해 가장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개월 기준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인도와 베트남(1.87%)펀드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 기간 베트남펀드에는 423억 원 규모의 뭉칫돈이 유입된 반면, 인도펀드에서는 오히려 51억 원이 유출됐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 가운데 터키발 금융 충격으로 주요 신흥국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 실제로 이 기간 중국(-8.70%), 브릭스(-6.23%), 브라질(-2.62%), 신흥아시아(-1.56%), 등 신흥국 펀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일본(-3.24%)과 유럽(-2.69%) 북미(-0.51%) 등 선진국 펀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개별 펀드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펀드가 1개월 수익률이 4.25%를 기록해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고, ‘삼성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 펀드가 2.78%, 삼성클래식인디아연금증권자투자신탁 펀드는 2.76%로 그 뒤를 이었다.
인도 펀드 수익률이 견조한 배경에는 증시 호황이 꼽힌다. 20일 기준으로 인도 센섹스지수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46%에 달한다. 9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3만8000선을 넘어섰고, 터키 리스크로 신흥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던 13일에도 0.5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베트남 호찌민 지수는 4월 상승세가 꺾이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 -1.17%를 기록했고, 코스피지수는 -8.90%였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대외의존도에 주목하고 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의 올해 1분기 성장률 7.7%를 기록하는 등 어느 신흥국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45% 정도인 반면 인도는 20% 정도로, 그만큼 무역전쟁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적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서 연구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있지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지지율이 견고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정치적 이슈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도 루피화 가치 하락은 부담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터키발 불안으로 달러·루피 환율은 역대 최고치인 달러당 70루피를 돌파했다”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물가상승률과 경상수지에 부담이 되는 가운데 루피 환율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