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기세등등…다시 매도자 우위로 돌아선 서울

입력 2018-08-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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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수급동향지수 101.7 기록…박원순 ‘통개발’ 발언 이후 도심·서남권 매수세 두드러져

“최근에 집값이 계속 오르니까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으려고 잘 안 해요. 그런데도 매입 문의는 계속 늘고 있으니 확실히 주도권은 집주인들이 쥐고 있는 상황이죠.”

서울 용산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체감하는 시장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개발 호재가 주목받으며 서울 집값이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하자 집주인들의 기세도 함께 등등해졌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집주인들이 중개업소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매수자들은 속이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동향지수가 3월 중순 이후 처음 100을 넘긴 101.7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수급동향지수는 0(공급 우위)~200(수요 우위)으로 산출되며 지수가 100을 웃돌면 팔겠다는 사람보다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이주에 지수가 100을 넘기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이 매도자 우위로 돌아섰음을 확실히 알린 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10일 여의도 ‘통개발’을 공언하고 용산 개발의 윤곽을 드러내면서 기대 심리가 커진 도심권과 서남권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용산이 속한 도심권의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117로 서울 5대 권역 중 가장 높다. 이어서 여의도가 속한 서남권이 110.5로 높고 동남권(102.9), 서북권(95.1), 동북권(91.7) 순으로 이어진다. 특히 동남권은 전주보다 8.5p 상승하며 100선을 회복해 수요에 탄력이 붙은 형국이다. 동남권은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수급동향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이례적으로 커진 가격 상승 기대감이 매수 우위 시장을 뒷받침한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시장 소비자심리지수는 113.4로 전월 대비 6.6p 오르며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일선 중개업소가 전월보다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에 기대를 더 건다는 의미다. 실제 집값 상승 추이도 한국감정원뿐만 아니라 부동산114, KB국민은행 등 여러 조사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중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곧 가을 이사철인 데다 서울은 ‘똘똘한 한 채’ 수요나 양극화에 따른 대기 수요가 있어 매도자들이 쉽게 가격조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세 부담 때문에 거래 잠김 분위기도 있어 당분간 낮은 거래량 속에서 서울 집값은 내려가지 않고 호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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