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중공업 퇴사 후 경쟁사인 STX중공업 사장으로 옮기면서 담수 관련 핵심 영업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구모 전사장과 공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전 상무, 불구속 기소된 STX중공업 정모 전 부사장 등 간부 4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두산중공업 영업비밀을 빼내 STX중공업 산업플랜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구모 전 사장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언도했다.
재판부는 또 구 전 사장과 공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전 상무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불구속 기소된 STX중공업 정모 전 부사장 등 간부 4명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 침해 행위는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려 시장질서의 근간을 해칠 우려가 있어 엄정한 대가가 요구된다"고 판시했다.
이들이 퇴사한 직후 경쟁업체로 옮겼고, 두산중공업이 30년간 축적한 자료 등 영업비밀을 취득해 사용한 것은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려 시장질서를 교란할 수 있어 죄질이 무거워 징역형이 불가피하다는 게 재 판부의 판단이다.
구 전 사장은 2007년 4월 퇴사한 뒤 STX중공업으로 이직하면서 두산중 기술연구원장 등에 있을 때 취득한 담수·발전 핵심 영업비밀 수백건을 빼내 일부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 전 상무 등 5명도 STX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영업비밀을 반환하지 않고 갖고 나온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구 전 사장 등은 재판과정에 "에이전트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사장 등은 "두산중공업에서 STX중공업으로 전직을 할 수 없다"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올 3월 STX중공업을 그만뒀다.
이에 대해 STX중공업측은 개인의 일로 인해 재판을 받은 것이라 회사 차원에서의 대응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