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아침 출근길 내지 전화통화로 만난 금통위원들은 한결같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용부진이 경기적 요인인지 구조적 요인인지, 일시적으로 끝날 것인지 길어질 것인지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위원은 “걱정해서 보고 있다”면서도 “나중에 이야기하자”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7월 금통위에서 고용과 관련해 “최근 부진한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이러한 부진이 경기순환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도 점검해 봐야한다”고 언급한 위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B위원도 “너무 예민하다. 많이 걱정된다. 기본적으로 일시적 문제냐 일시적이라도 정책결과냐 구조적이냐를 분석해봐야 한다. 또 일시적으로 끝날수도 있는 이슈일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로 길어질 수도 있다”며 “어떤 것 때문에 나온 것이냐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것 때문이라는 의미를 되묻는 질문엔 “잘 알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C위원은 “다가오는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생각을 정리할 예정이다. 지금은 뭐라고 말할만한 타이밍은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도 미소만 지을 뿐 아예 답변을 회피했다.
반면 D위원은 “굉장히 복합적이다. 고용이 자영업, 일용직, 상용직이 다 따로 놀고 있어 총체적으로 이렇다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면서도 “상용직을 보면 일반기업에서 항상 채용수요가 있으니 줄기는 했지만 증가폭은 꽤 있는 것 같다. 비상용직에서 상용직으로의 움직임도 있었다. 일부 자영업을 흡수하기도 했다. 반면 자영업자를 보면 최저임금이 오르니 충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기적 시계에서 봤을 때 노동 가능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간 노동 가능인구와 고용 추세가 비슷했다는 점에서 총 노동 공급이 줄어드니 (고용이) 마이너스”라며 “개인적으로는 큰 침체기는 아닌 것 같다. 중기적 시계에서 보면 노동 가용인구와 고용이 같이 간다는 점에서 큰 그림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7월 고용은 5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이후 8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정부의 고용정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더욱 다양하고 강력한 고용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다음주 31일 8월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7월 금통위에서는 이일형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도 이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내놨고 그 다음달인 11월 금리인상이 이뤄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