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문화콘텐츠 투자] 쌍천만 ‘신과 함께’ 웃다

입력 2018-08-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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企銀 투자영화 ‘연타석 홈런’ …우리·신한銀도 보수적 관행 깨고 속속 지갑 열어

금융권에 문화콘텐츠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가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도 참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투자 계획을 세우던 은행 관행에서 벗어나 비이자 이익 확대 노력의 일환으로 문화콘텐츠 투자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문화콘텐츠산업 투자 예산을 4000억 원 규모로 집행해 뒀다. 지난해부터 매년 4000억 원씩 3년간(2017~2019년) 총 투자액은 1조2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3년간(2014~2016년) 지원 금액인 1조1200억 원보다 8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30억 원을 투자한 컴퍼니케이한국영화투자조합을 통해 3년(2017~2019년)간 100여 편의 한국영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이 투자한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1·2편 ‘쌍천만 영화’가 됐다. 기업은행이 ‘신과 함께’ 시리즈에 직·간접으로 투자한 금액은 20억 원이다. 1편에 이은 2편의 흥행으로 기업은행의 투자수익률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1편과 2편의 합계 손익분기점은 약 1200만 명으로 1편의 관객이 1441만 명을 기록해 2편의 매출은 모두 수익으로 확보된 상태다.

기업은행이 10억 원을 직접 투자한 ‘공작’은 20일 9만123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413만1707명이다. 올해 상반기 투자한 ‘리틀 포레스트’(투자금 3억 원), ‘지금, 만나러 갑니다’(3억 원), ‘탐정: 리턴즈’(7억 원)도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2012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전담 부서를 꾸려 영화·드라마·공연에 대출과 투자를 이어온 것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행을 비롯한 나머지 국책은행도 문화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2015년 문화콘텐츠 전담팀을 구성하고 신과 함께 제작비 중 9억 원을 대출해줬다. 아시아 대표 한류 드라마로 자리 잡은 ‘태양의 후예’에는 30억 원, 지난해 관객 445만명을 모은 ‘강철비’에는 13억 원을 지원했다. 방영 예정인 드라마 ‘뷰티인사이드’와 ‘무빙’에도 각각 10억 원을 지원했다.

KDB산업은행은 2014년부터 간접투자 방식으로 약 30개의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에 1629억 원을 지원했다. 2016년 5월에는 한류콘텐츠 전문 투자펀드인 ‘문화융성펀드’를 1000억 원 규모로 조성했다.

시중은행도 덩달아 투자 대상에 문화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120억 원 규모의 컴퍼니케이한국영화투자조합에 약 30억 원을 투자했다. 우리은행이 이 펀드를 통해 지난해 3억 원을 투자한 ‘택시운전사’도 1218만 관객을 끌어 모아 역대 흥행 순위 10위에 올랐다. 손익분기점 관객 수(500만 명) 등을 고려했을 때 수익률이 70%를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초 개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 총 제작비(60억 원)의 10%인 6억 원을 지원했다. 이 영화는 개봉 후 2주 만에 손익분기점 관객 수(220만명)를 넘으며 흥행했다. 지난해 말 개봉한 현빈 주연의 ‘꾼’, 성동일 주연의 ‘반드시 잡는다’ 등에도 각각 6억~8억 원을 투자했다.

신한은행도 작년부터 간접투자 방식을 통해 영화 분야에 뛰어들었다. 70억 원 규모의 펀드에 신한은행은 50억 원을 투입했다. 작년 초 개봉한 차태현 주연의 ‘사랑하기 때문에’(4억 원·관객 수 33만 명)를 비롯해 조인성 주연의 ‘더 킹’(2억 원·531만 명), 소지섭ㆍ송중기 등이 나온 ‘군함도’(3억 원·659만 명), 이병헌 주연의 ‘남한산성’(3억 원·384만 명) 등에 신한은행의 자금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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