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에 따르면 서 회장은 해외 40여 개국 파트너사를 방문하는 순회 출장을 진행하고 있다. 각사 최고경영자(CEO) 및 주요 경영진과 판매 제품들에 대한 구체적인 중기 사업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서 회장은 올해 초 셀트리온그룹 내 전문경영인 체제 개편을 통해 국내 업무를 기우성 부회장(셀트리온 대표이사)과 김형기 부회장(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에게 넘겼다. 국내 경영에서 손을 떼고 해외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근 전사 임직원 조회에서 서 회장이 그룹 부회장 및 대표이사에게 국내 경영을 일임하고, 자신은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신사업 구상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2월부터 7월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중동 등을 돌며 현지 시장 반응과 고객 요구사항 등을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달부터는 파트너사들과 2020년까지의 판매전략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그는 올 3월 주주총회에서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신약, 백신을 아우르는 종합 제약회사로 거듭나겠다”며 “2020년에는 제넨텍, 암젠과 더불어 글로벌 3대 바이오텍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해외 순회 출장에서는 의료와 IT 기술을 융합한 미래형 원격의료시스템(유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사업 분야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유 헬스케어(U-Health Care) 비즈니스 관련 투자 규모와 3공장 증설 계획 등을 연내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끊임없이 제기되는 셀트리온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며, 셀트리온이 유럽에서의 성공을 미국에서는 재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도 현 주가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매도 보고서라 해도 종목의 목표주가가 반토막 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와 관련해 셀트리온은 “증권사 보고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주가는 크게 흔들렸다. 이후 셀트리온이 내놓은 것이 서 회장의 해외 경영과 중기 사업전략 카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센티멘트가 악화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시점에서 셀트리온의 방향성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