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전환 숙제 ‘매듭’…보폭 넓힌다

입력 2018-08-23 09:33 수정 2018-08-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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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삼호중공업을 분할·합병키로 하면서 지주사 전환을 매듭지었다. 이에 따라 경영 승계 절차를 밟고 있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그룹 내 최대 숙제였던 지주사 전환 문제가 해결된 만큼, 정 부사장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미포조선을 손자회사로 두기 위한 조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현대중공업지주)의 손자회사(현대삼호중공업)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하거나 전부 팔아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3.9%)을 현대중공업지주가 매입하기로 했다. 공정거래법상 증손회사(현대미포조선)는 자회사(현대중공업)의 지분을 가지면 안 돼서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그룹은 증손회사가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현행 공정거래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을 분할·합병한 이후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자회사로 직접 지배하게 된다. 그룹 내에서 조선지주회사 역할을 맡는 셈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이같은 지배 구조 전환은 조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대형 선박 건조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현대삼호중공업과 중형 선박을 만드는 현대미포조선이 자회사가 두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서 정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그는 현재 현대중공업에서 부사장, 현대로보틱스 경영지원실장, 현대글로벌서비스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룹 내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면서 사실상 그룹 내의 모든 경영 상황을 배우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에서 부사장의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침체된 조선업황 속에서 수주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더불어 그룹 내 신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회사의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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