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회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소극적인 이유

입력 2018-08-2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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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물론 사학연금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공제회들의 도입 논의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드십코드 적용이 주식 운용에 한정된다는 소극적인 자세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현재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한 외부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 말 최종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함께 4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공단은 이미 도입하기로 했고 우정사업본부는 연말까지 도입 여부를 확정한다.

그러나 연기금 못지않은 자본시장 큰손인 공제회들은 아직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관련한 내부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경찰공제회와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등에서는 관련 연구용역 발주나 조직개편·인력충원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제회들은 포트폴리오 중 주식 투자 비중이 작고 그마저도 직접 운용을 통한 투자보다는 펀드 위탁이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당장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해야 할 필요성과 유인이 낮다는 것이다.

군인공제회의 한 관계자는 “작년 운용자산 약 10조 원 중 투자자산은 7조 원 수준으로 이 중 12% 정도가 주식”이라며 “중장기 운용에서도 주식부문을 줄여나갈 계획이라 당장 해당 부분에 인력을 배치하거나 충원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와 운용자산 규모가 비슷한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일찌감치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 주식자산 비중이 군인공제회에 비해 크긴 하지만 행정공제회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면서 올해는 채권·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사업 본부장은 “스튜어드십코드는 단순히 주식 의결권 행사 뿐 아니라 채권이나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행사돼야 한다”며 “해외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은 회사채 평가나 투자 결정 시 해당 기업의 책임경영 상황 등을 중요한 점수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특히 ETF 등 패시브 투자를 한다고 해서 스튜어드십코드와 거리가 멀다는 것은 오히려 정반대로 적용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윤 본부장은 “실제로 현재 액티브 전략을 주로 구사하는 자산운용사보다 패시브 운용사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며 “공제회들 역시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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