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군대가 한국 화장품 시장 성장 원동력”

입력 2018-08-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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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 거친 남자들 미용 관련해 준전문가”...화장품 업체들 위장크림 등 피부 자극 덜한 제품 내놓기도

▲한 장병이 아모레퍼시픽의 피부관리 시연회에서 메이크업 전문가에게 시연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한 장병이 아모레퍼시픽의 피부관리 시연회에서 메이크업 전문가에게 시연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병역 의무기간 2년 동안 피부관리의 달인이 된 젊은 남성들이 한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WSJ는 한국이 세계 뷰티 산업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한국의 많은 남성이 군에 징집돼 보내는 기간에 각종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며 피부관리 요령을 익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북한으로부터 불과 약 4.8㎞ 떨어진 최전방 비무장지대 관측소(OP)에서 복무했던 예비역 김 모씨와 인터뷰했다. 입대 전까지만 해도 비누 하나로 피부관리를 끝냈던 김 씨는 입대 후 각종 마스크팩과 스킨, 로션 등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당시 경계 근무에 노출된 얼굴 피부를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 시절 근무가 비는 자유시간에는 미용·화장 등을 다룬 각종 잡지를 숙독하면서 보냈다고 한다.

군 복무 경험을 토대로 화장품을 개발하고 관련 스타트업 메메박스를 경영하는 하모 씨는 “군 생활을 거친 남자들은 미용과 관련해 거의 준전문가가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육·해·공군별로 복무 기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약 21∼24개월인 병역 기간에 한국의 젊은 남성들은 태양을 피할 수 없는 상태로 훈련을 받게 되며, 이 때문에 피부관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은 평균적으로 다른 나라 남성보다 피부관리에 2배 이상의 비용을 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세계 피부관리 제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글로벌 화장품업계에서 지난 4년간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10개 브랜드 가운데 4개가 한국 제품이었다. 화장품 회사들은 군인을 겨냥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7년 전 피부에 자극을 덜 주는 위장크림 제품을 내놨다. 녹차와 숯 등으로 만든 이 크림은 6개월간 5만 개 이상이 팔릴 정도로 수요를 정확히 맞췄다.

해니 홍 아모레퍼시픽 마케팅전략팀 책임자는 “군대에 가서 피부가 악화하는 것을 깨달았다”며 “군인들은 누군가 좋은 제품을 가져오면 다 같이 돌려쓰며 시험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다소 걱정 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예비역 해군 대령인 윤모 씨는 “젊은 군인들이 피부 크림에 과하게 집착하는 건 유약함의 표시로 생각된다”는 견해를 전했다. 반면 해군 소장 출신인 김모 씨는 “이제 피부관리 제품은 전반적인 건강 관리의 일부”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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