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LG에 따르면 권 부회장의 LG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29일 오전 9시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열린다. 임시주총에서 권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LG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LG 신임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부회장에서 LG COO 부회장 타이틀을 공식적으로 달게 되면서 LG의 인사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구광모 회장이 지주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뒤 LG는 권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을 맞바꾸는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구 회장이 취임한 뒤 이뤄진 첫 고위급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이어 LG는 이명관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 부사장을 LG 인사팀장으로 선임했다. 이 부사장은 LG 인사팀장과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를 겸임하고 있다. 또 LG는 LG화학에서 신사업 개발·전략 수립을 담당했던 김상민 상무를 경영담당 임원을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LG화학의 LG생명과학 흡수합병, 팜한농 인수 등 사업재편과 인수합병(M&A)을 담당했다.
재계에서는 LG가 부회장 인사에 이어 인사, 경영 담당자 인사까지 단행한 것을 두고 구 회장 경영 체제 구축에 속도가 붙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재계는 연말까지는 기존 체제가 유지되다가 대폭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권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함에 따라 인사 및 체제 개편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구 회장이 LG그룹을 맡은 올해는 국제 무역 이슈, 중국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 국내 노사 정책 문제 등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오랜 기간 LG에 몸담아 오며 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 다양한 경제 파고를 넘어온 권 부회장의 계열사 경영 경험이 구 회장이 그룹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맡으며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권 부회장은 LG 대표이사 겸 COO로 계열사 경영 현안을 조율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LG 측은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를 LCD패널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성장시켰고, TV용 OLED사업 육성을 시작했다”며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으로선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전지 사업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놨다”고 설명했다.
한편, LG 관계자는 "현재로선 LG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당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