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브렉시트 비상…파운드화 하락에 ‘환헤지’ 나서

입력 2018-08-28 15:47 수정 2018-08-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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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딜 브렉시트’ 현실화하면 비자 문제도

▲영국 10파운드 지폐(오른쪽)과 미국 50달러 지폐.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10파운드 지폐(오른쪽)과 미국 50달러 지폐.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 중 하나인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는 여러 국가 선수들이 뛰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 불안에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자 이들이 연봉을 지키기 위한 비상조치에 나섰다고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최근 스포츠 시장 전문 금융업체 아르젠텍스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스포츠 분야 고객이 헤지를 하는 통화량이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헤지는 환율 등 자산 가치의 변동 위험을 없애는 조치이다. 이 업체는 1~3%의 수수료를 받는 대신 환율을 고정해 선수들이 파운드화 하락 위험을 회피할 수 있게 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르젠텍스는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축구선수와 기타 스포츠 조직 등의 고객으로부터 1억 달러(약 1110억 원)가 넘는 금액을 취급했다고 밝혔다. 존 고스 아르젠텍스 파트너는 “프리미어리그에는 65개국 출신의 외국인 선수들이 뛰고 있으며 선수들의 70%를 차지한다며 전 세계 리그 중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출신 선수들은 임금을 출신국 등으로 송금하거나 해외에서 자산과 물품 등을 구입한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는 유로화 대비 14% 하락했다. 대부분의 낙폭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 몇 개월 동안 발생한 것이며 지난 3개월 사이에는 3%가 내렸다. 그러나 파운드의 하락세가 지속하면 많은 선수가 달러나 유로화로 임금을 받기 원할 수 있다.

대형 축구 구단은 유럽 대회에서 유로화를 벌어들이거나 글로벌 기업과의 후원계약으로 미국 달러화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지급할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해외에서 새로 영입하는 선수에게 유로화 지급을 고려했으나 여러 문제로 이를 포기했다. 클리프 베티 당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많은 유럽 출신 선수들이 유로로 임금을 지급 받기 원하나 우리는 영국 기업”이라면서 “통화 관리가 매우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파운드 하락만이 아니다. 영국의 ‘노 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내년 3월 이후 EU 출신 선수들의 노동 허가 비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EU 출신 선수들은 이동의 자유에 따라 영국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뛸 수 있다. 반면 비EU 국가 선수들은 축구협회(FA)로부터 자신이 국가대표팀 경기에 얼마나 뛰었는지 등을 증명하고 허가(GBE)를 받아야 한다. EU 출신 선수에 같은 규칙을 적용할 경우 EPL에서 뛰는 약 25%의 EU 출신 선수들이 노동 허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BBC는 브렉시트로 인한 변화는 EPL 하위 구단에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FT도 글로벌 수입이 적은 소규모 구단은 파운드 하락으로 인한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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