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급등하는데..빌딩 파는 삼성 왜?

입력 2018-08-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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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일부 기업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삼성그룹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는 반대로 최근 3년간 국내 빌딩을 줄곧 매각하고 있어 그 배경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은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을 약 7500억원에 팔았다. 이는 3.3㎡당 3050만 원 꼴로, 국내 오피스빌딩 사상 가장 높은 단위 면적 가격을 기록했다.

삼성이 보유 빌딩을 본격적으로 매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부터다. 이 때부터 서울 중구 삼성생명 본관과 삼성화재 을지로 본관, 종로타워, 프라임타워, 삼성금융플라자, 에이스타워, 대치2빌딩 등을 연이어 매각했다.

삼성은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3년새 독일 최고층 빌딩인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타워와 프랑스 파리의 대형 오피스 빌딩인 소웨스트 타워 등 해외부동산은 잇따라 매입한 것이다.

반면 다른 재벌 기업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부동산을 보유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재벌닷컴과 경제정의실천민연합 등에 따르면 5대 그룹 상장사의 2017회계연도 감사보고서(별도기준)상 토지 장부가액은 60조5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차그룹 상장사의 보유 토지가액이 24조4800억원을 기록하며 보유 토지액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10조5500억 원을 들여 사들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때문이다. 이어 삼성 15조3200억 원, 롯데 10조2200억 원, SK 4조5500억 원 등이었다.

하지만 이는 장부가액에 불과하며 시세를 반영할 경우 이들 기업의 자산 가치는 크게 오른다.

단순한 산술적 계산만 적용하더라도 한전 부지의 가격은 12조를 훌쩍 넘기게 된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의 보유토지가액은 40조 원에 육박하게 된다. 가장 비싼 건물로 꼽히고 있는 롯데의 제2롯데월드의 공시가격은 토지가격 3조6600억 원, 건물값 1조2700억 원 등 4조 9300억원이나 제2롯데월드의 시세가 평당 4억 원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가격은 1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임대 수익으로 1524억원을 거둬들이며 임대수익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LG 1166억 원, 현대차 203억 원, SK 22억 원, 롯데 22억 원 순이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움직임에 대해 “그룹사 이동에 따른 건물 매각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국내 임대 수익률이 이제 고점에 다다랐다는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내 부동산보다 해외시장이 더 유망하다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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