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기회의 땅’ 아세안에서 황금을 캐자!

입력 2018-08-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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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아세안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다. K팝과 드라마를 매개로 뷰티·식품 등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 아이돌이 즐겨 먹는 과자와 드라마에 나왔던 길거리 식품인 떡볶이까지 한류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세안 인구의 50% 이상이 30세 미만인 젊은이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를 배우고, 드라마에서 접한 한국 식품에 대한 ‘호기심’은 만 원짜리 딸기를 망설임 없이 구매하게 하고 고가의 홍삼·영지버섯 등 건강식품의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글로벌 한류의 중심지역으로 떠오른 아세안의 잠재력은 얼마나 될까. 인구 규모 세계 3위(6억3000만 명),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6위(2조6000억 달러)이며 평균 경제성장률은 약 5.5%로 세계 경제성장률인 3.7%를 웃도는 젊은 시장이다. 또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산층을 위한 고부가 소비재, 서비스 산업 등 다양한 기회가 공존하기 때문에 우리는 아세안을 기회의 땅으로 더욱 눈여겨보고 있다.

2007년 한·아세안 FTA 발효 때 대(對) 아세안 농식품 수출 실적은 전체 25억3000만 달러 중 2억1000만 달러였다. 10년이 지난 2017년 대 아세안 수출 실적은 전체 68억 달러 중 12억1000만 달러로 5.8배 성장했다. 이러한 상승세로 아세안은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1위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이렇듯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과 직결된 아세안 시장에 대한 ‘희망’을 확실한 ‘황금 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한류 프리미엄 효과가 소멸된다는 가정하에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동안 한류의 덕을 보았던 식품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오로지 ‘품질’로 로드맵을 짜야 할 것이다. 한류로 소비자를 한 번은 유혹할 순 있어도 충성고객을 만드는 것은 오직 품질이기 때문이다. 업체는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식품=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이라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둘째, 영유아부터 건강 기능성 식품까지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을 찾아내야 한다. 또 민·관이 협력해서 한국 고유의 차별성을 가진 전략적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2016년 중단됐던 베트남으로의 닭고기 수출이 재개된 사례처럼 정부의 검역 해소 노력, 현지 공동물류센터 지원 확대, 식자재 시장 진출을 위한 민간시장 개척 활동 지원 등 맞춤형 육성 지원이 국가별·품목별 특성에 맞게 추진돼야 한다.

셋째, 유통망 혁신도 필수조건이다. 기존의 유통망에 기대하지 않고 새로운 유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아세안은 ‘온라인·모바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Qoo10(큐텐)에 한국관을 확대하고 젊은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페이스북 등 SNS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정부가 적극 나서서 민간이 개척하기 어려운 현지 대형 유통망과 협력 사업을 펼치는 등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

아세안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활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황금 시장이다. 한류 열풍을 매개로 아세안은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우리나라의 최적의 동반자다. 정부는 이러한 믿음을 갖고 아세안 지역의 수출 순항을 이어가기 위해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희망으로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농식품이 ‘제1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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