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갈팔징팡’ 이더리움, 개발 지연에 인플레이션 혼란

입력 2018-08-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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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암호화폐·코인) 이더리움에서 드러난 약점으로 투자자 커뮤니티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은 공급량을 놓고 개발자와 채굴자, 투자자 등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설계상의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아직 초기로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뿐, 기술 개발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더리움, 공급량 놓고 의견 분분 = 이더리움 재단은 기존 채굴 방식인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의 전환이 연기되면서, 최근 채굴량 조절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더리움 개발진은 발행량을 놓고 기존 블록당 3이더(Ether)에서 1~3이더로 변경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개발 일정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초기 개발 계획상으론 컴퓨터 하드웨어 자원을 통해 채굴하는 방식인 작업증명 방식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는 지분증명 방식으로 이미 대체됐어야 한다.

하지만 지분증명 방식의 결함 해결책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으면서 1년 이상 채굴방식 변경이 지연되고 있다.

이더리움 개발진은 지분증명 방식의 개발에 맞춰 공급량을 급격하게 낮추는 이른바 ‘난이도 폭탄(Difficulty Bomb)’ 프로그램을 내장했다.

개발 일정이 연기될 때마다 난이도 폭탄을 지연해야만, 네트워크가 제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더리움 재단은 블록당 5이더에서 3이더로 수정한 바 있다. 이번 수정은 두 번째로 채굴자와 투자자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채굴자 대표로 참여한 브라이언 벤추로(Brian Venturo)는 채굴장비 유지비 등을 고려해 블록당 3이더로 유지하면서 결함보완을 위한 엉클블록(Uncle Block) 보상을 줄이면 현재 7% 공급 인플레이션이 6%로 낮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투자자 대표로 나선 칼 라르슨(Carl Larson)은 개발 계획 지연으로 이미 예상보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율이 발생했다며 블록당 1이더로 채굴 감축을 제안했다.

실제로 이더리움 창시자 비틸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지난해 총발행량 1억 개를 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은 빗나갔다. 이미 이더리움 총발행량은 1억159만5652이더(28일 오전 기준)로 증가했다.

이더체인(EtherChain)에 따르면 커뮤니티 의견 설문 결과 △블록당 1이더 감축 77% △블록당 2이더 감축 22.9% △블록당 3이더 유지 0.1% 이하 등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 진영은 아직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총발행량 제한 주장도 = 가상화폐 전문매체 트러스트노드(Trustnodes)에 따르면 부테린은 2128년 봄까지 1억121만2556이더 이상 채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상은 빗나갔고, 550만여 이더가 추가 생산됐다. 이는 약 15억 달러(1조6647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더리움 총발행량 인플레이션율이 약 7%인 셈이다.

반면 비트코인의 연간 인플레이션율 약 4.7% 수준이다.

무한 공급돼 가치 저장에 불리한 점과 최근 생산량이 막대하게 이뤄진 점 등 심리적·물리적 영향으로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비트피넥스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비트코인 대비 가격은 지난해 0.156(ETH/BTC)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연중 최저치인 0.406(ETH/BTC)까지 하락했다.

지속적인 가치하락에 일각에선 발행량 제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월 비탈릭 부테린이 공급량을 1억2000만 개로 제한하자는 개발제안서(EIP-960)를 공개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부테린은 4월 무한 공급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며 발행량을 고정하자고 주장했다. 당시 회의에서 이더리움 재단은 개발자 닉 존슨은 공급이 중단될 경우 디플레이션(화폐 가치 증가)에 따른 유동성 감소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닉은 연간 약 2%의 인플레이션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탈릭은 화폐 가치는 네트워크의 보안성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전체 네트워크가 손쉽게 장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탈릭은 “총발행량 제한이 결정되면, 대기 중인 메트로폴리스 2단계와 복합지분증명(Hybrid POS·Casper FFG) 방식 업데이트 때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개발진은 향후 커뮤니티 의견을 수렴하자고 잠정적으로 결정을 보류했다. 이 의견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한 이더리움 커뮤니티 회원은 “개발이 계속해서 지연되면서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며 “인플레이션율을 부테린이 초기 제안한 0%로 수렴하는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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