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에게 어느 정도의 시기심과 질투심은 필요합니다. 그런 마음들이 목표와 신념에 따라 경쟁심으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 너두 영어할 수 있어, 야나두처럼’의 광고 문구로 유명한 주식회사 야나두 김민철 대표이사는 30일 제주서 열린 ‘제18회 벤처썸머포럼’에 참석해 24개 업종의 사업 실패 후 성공한 벤처기업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
김 대표는 광고대행사에서 2년을 근무하고 KT에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대기업 입사는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했지만 마음이 풍요롭지는 않았다. 스스로에게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부족했다.
부산 영도 출신인 김 대표는 야구를 좋아해 롯데자이언츠 신문인 ‘갈매기타임즈’를 만들면서 창업을 시작했다. 꿈은 컸다. 8개 구단 신문을 모두 만들기 위해 상표 등록부터 진행했다. 허황된 꿈은 창업 8개월 만에 실패로 돌아왔다. 시장 조사 하나 없이 시작한 이 사업으로 김 대표는 3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그는 “처음 시작한 사업이 망하면서 큰 교훈을 얻었다”며 “실수했던 것을 되돌아보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닌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처절하게 반성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소규모 사업을 전전하던 김 대표에게 EBS ‘토익목표달성’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환급 프로그램을 적용하자 연매출 2억을 달성하던 회사가 1년 반만에 누적 매출액 150억 원을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야나두 사업을 계획했지만 성공은 녹록치 않았다. 수익이 커지면서 IT, 망고수익카페, 도시락 사업 등 여기저기 투자를 하게 됐고, 2016년 5월 잔고가 11만 원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오만과 자만심으로 조언도 듣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묻지 않았다”며 “잠시 동안의 성공에 취해 귀를 닫았다가 실패의 문턱으로 갔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남의 조언을 경청하고, 자만심을 경계하자 성공이 찾아왔다. 2016년 야나두를 인수해 시작한 사업은 7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던 동종업계 경쟁회사를 창업 1년여 만에 넘어섰다.
배우 조정석이 출연한 야나두 광고 영상은 인터넷 공개 하루 만에 100만 뷰를 넘어서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김 대표는 당초 바이럴 영상으로 제작된 이 광고를 커머셜 영상으로 과감히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2016년 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야나두는 2017년 1월 홈쇼핑 출연에서 하루 만에 1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최근 “영어회사 대표인데 영어 잘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못한다”고 답한다. 학교 다닐 때 제일 못한 것이 영어였다는 김 대표는 수능을 치면 60점 만점에 15점을 받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을 다 잘할 필요는 없다”며 “내가 잘하는 것이 뭔지 바라보고 어떻게 위닝 포인트로 가져오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야나두 직원들에게 1년에 한 번은 꼭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일정을 짜고 예산을 책정하는 모든 것이 프로젝트 구성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은 불확실의 연속이며 그 속에서 얼마나 사업을 성장시키느냐의 싸움”이라며 “돈을 벌자고 생각하면 상대방도 계산기를 두드릴 수밖에 없다. 내가 가진 목표와 신념, 열정을 상대방에게 던졌을 때 상대도 나에게 그런 것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