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J CGV, 공정위 TRS 점검에 화들짝(?)…씨제이포디플렉스 150억 CB 조기 상환

입력 2018-08-31 11:23 수정 2018-08-3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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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자회사 씨제이포디플렉스(구 시뮬라인)의 전환사채 조기 상환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문제의 전환사채는 2015년 8월 24일 15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30년 만기 영구채의 조기상환이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발행 시점의 지분변화, 오너회사의 부당 지원 의혹 등이 논란의 핵심이다.

시뮬라인은 극장형 모션체어 및 어트랙션 등 시뮬레이터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16년 말 씨제이포디플렉스와 합병했다. 사채 발행 시점 기업 사명은 시뮬라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31일 “해당 사채는 2015년 8월에 발행됐고 만기가 30년”이라며 “이번에 조기 상환이 됐고, 씨제이포디플렉스가 (채권을) 회수해 간 것”이라고 말했다.

CJ CGV는 씨제이포디플렉스가 발행한 해당 영구전환사채의 인수회사인 하나금융투자와 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 TRS)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풋백 옵션 조항이 포함됐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2018년 8월 28일 이후부터 CJ CGV 본인이나 지정하는 3자에게 매도할 수 있는 청구권(매수선택권)을 가진다. 씨제이포디플렉스는 최근 조기상환을 위한 매수선택권을 행사했고, 총수익스왑 계약은 해지됐다.

업계 일각에선 조기상환의 배경을 금융당국의 총수익스왑 거래 실태 점검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와 금감원은 대기업 집단이 총수익스왑 거래를 통해 계열사를 지원하거나 지배구조 회피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효성 조현준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을 대상으로 TRS를 활용한 오너 개인회사 부당 지원, 사익 편취 혐의로 조사했거나 진행 중이다. 실제 TRS 거래는 △대기업집단의 편법 계열사 자금 지원 △지배구조 규제를 피한 지분 파킹 △대기업의 인수합병(M&A) 악용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 상호출자제한집단인 CJ그룹에 속한 CJ CGV의 씨제이포디플렉스를 대상으로 한 총수익스왑 계약이 불법으로 볼 순 없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부당 지원의 소지가 있다.

TRS(총수익스왑 계약)는 채무보증과 비슷한 성격으로, 공정거래법의 직접적인 칼날은 벗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원 성격이 문제다. 공정거래법 23조 1항 7호(부당거래금지)는 부당하게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해 임시지급금, 대여금, 인력, 부동산, 유가증권, 상품, 용역, 무체재산권 등을 제공하거나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CJ CGV의 씨제이포디플렉스 대상 TRS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지원 시점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시뮬라인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224억 원, 31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43억 원, 22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모회사의 지원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씨제이포디플렉스(합병기준)는 2014년 33억 원 영업적자를 냈지만 2015년 3.5억 원을 시작으로 2016년 18억 원, 2017년 1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CJ CGV의 보증을 전제로 한 150억 원의 자금 조달이 이뤄지고 해당 자금이 성장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쓰인 가운데 실적 턴어라운드가 바로 진행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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