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답보 중인 국내 車배터리 업계…"中 보조금 폐지가 기회될 것"

입력 2018-09-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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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2018년 1~7월 출하량 (사진제공=SNE리서치)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2018년 1~7월 출하량 (사진제공=SNE리서치)
중국계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광폭 성장에 국내 기업인 LG화학과 삼섬SDI의 순위가 답보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폐지 시한이 다가오면서 중국 기업들이 흔들리는 탓에 배터리 시장 판도가 재편될 거란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1~7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EV,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1위는 파나소닉,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했다. 파나소닉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곳은 중국 업체인 CATL이며, 3위와 5위에는 각각 중국 업체인 BYD, 일본 업체인 AESC가 순위에 올랐다.

전기차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2018년 1~7월 전기차에 출하된 배터리 총량은 36.6GWh로, 전년 동기 대비 81.1% 급증했다. CATL, BYD 등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전기 승용차 판매량의 지속적인 상승세로 세 자릿수 성장률을 시현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의 성장률은 미미한 상황이다. LG화학의 올해 1~7월 배터리 출하량은 3.3GWh로, 성장률(35.7%)이 시장 평균을 밑돌고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 출하량은 1.6GWh로, 전년 동기 대비 35.7% 성장에 그쳐 6위를 차지했다. 삼성SDI 배터리 탑재 모델들의 판매량이 폭스바겐 e-골프를 제외하고 대부분 정체된 데에 따른 것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7월에는 전체 배터리 출하량이 6.2GWh로 전년 동월 대비 54.4%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파나소닉과 CATL, BYD, AESC, Lishen, Farasis, Wanxiang 등 중국계와 일본계의 강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한이 임박하면서 배터리 업계 판도 재편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 배터리 업체들 잇단 파산 혹은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업계 3위 옵티멈나노에너지는 회전자금 부족을 이유로 6개월간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다른 중국 기업인 난징 인롱 뉴에너지는 경영난으로 지난달 생산설비가 압류됐으며, 루그로우는 지난달 말 파산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CATL도 중국 증시에 상장된 이후 몇개월간 영업익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한이 임박했다는 게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정부는 2012년부터 '에너지절약형 및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계획'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업체에 자동차 가격의 50% 정도를 보조금으로 지급해왔다. 최근 중국 정부는 시한인 2020년까지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보조금은 줄어들고 보조금 신청 자격도 까다로워지면서 전기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여파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는 국내 배터리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중국산 배터리 대비 안정성이나 성능이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업계에선 중국 배터리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가장 큰 제약이었던 만큼, 위험요소가 해소되면 국내 업체들의 약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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