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대만 IT 버리고 국내 시장 컴백

입력 2008-05-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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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2주 가량 거래소 기준으로 약 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연초 순매도 포지션과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인들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벨류에이션, 이익모멘텀, 긍정적인 환율의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이머징 아시아 시장내에서 대만 IT에서 한국 IT로의 포트폴리오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 시장에서만 약 15조원 이상을 순매도 했던 외국인은 최근 2주동안 거래소 기준으로약 5000억원 가량을 순매수 하며 연초와는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도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관점에서는 우리 시장과 대만 시장이 IT 섹터 중심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상호 대체제 역할을 해 왔던 것을 감안하면 '대만시장을 팔고 우리 시장을 산다'는 것은 '대만 IT주를 팔고 우리 시장의 IT주를 산다'라는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2주 동안 외국인은 IT섹터에 대해 60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이며 전체 시장 보다는 IT 섹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국내 시장의 IT섹터는 대만 IT섹터 대비 벨류에이션의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12개월 FWD PER 기준 우리 IT 섹터의 PER은 대만 IT섹터를 상회했으나 최근에는 대만 IT섹터 대비 할인 거래되며 약 9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익 모멘텀 관점에서도 대만에 비해 우리가 상대적 우위가 전망되고 있다. 올해 EPS성장률 뿐만 아니라 BASE EFFECT가 반영된 내년도 이익성장률에서도 우리 시장이 대만보다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최근 대만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 환율의 움직임 역시 우리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원화 환율의 약세는 반도체/장비, 디스플레이 등 주요 IT업종 내에서 대만 기업 대비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 및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만약 최근 외국인의 스탠스 변화가 단기적인 시장 대응에 따른 대차잔고의 청산이라면 향후 외국인 순매수의 연속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는 다행이 전적으로 대차잔고의 청산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시장의 주요 IT 대차잔고는 4월 첫째 주 대비 미미한 감소를 보이거나 하이닉스, NHN, 삼성전기의 경우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차잔고의 청산을 위한 주식 매수는 향후 IT 섹터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 강도를 오히려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애널리스트는 "단기 급등에 따른 IT 섹터의 가격 부담, 지연되고 있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투신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움직임 등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시장에서의 IT 섹터의 상대적 매력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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