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 임박] “자동차만 만들어선 성장 못해”…공유ㆍ호출 뛰어든 차업체

입력 2018-09-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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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호출시장, 자율주행 최대 수요 전망…자동차 업계, 토털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로 변신

▲GM 자율주행 콘셉트카 ‘크루즈 AV’ 내부 모습. 사진제공=한국지엠
▲GM 자율주행 콘셉트카 ‘크루즈 AV’ 내부 모습. 사진제공=한국지엠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업체와 정보통신(IT)기업들은 올해 말부터 완벽한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완전 자율주행은 모빌리티(이동성) 시장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며 자동차산업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업체 VS 정보기술업체…완전 자율주행 기술 경쟁 ‘점입가경’ =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놓고 완성차업체부터 신생 전기차업체, 정보기술(IT)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이 상용화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산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올 1월 스티어링 휠과 가감속 페달이 아예 없는 자율주행 콘셉트카 ‘크루즈 AV(autonomous vehicle)’를 공개했다. 크루즈 AV는 볼트 EV(전기차)를 기반으로 만든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다.

크루즈 AV의 지붕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장비가 달렸다. 차 외부 곳곳에는 단·장거리 레이다와 카메라가 장착돼 차량을 중심으로 전방위를 감시한다. GM은 이미 시험용 크루즈 AV를 200대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중 이를 바탕으로 레벨4 완전 자율주행차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웨이모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차량 호출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웨이모는 올해 말까지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하반기 중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업그레이드한 ‘버전 9’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독일 업체도 발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보쉬와 협업해 내년 하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험하겠다고 발표했다. 벤츠는 정해진 경로를 버스처럼 운행하는 무인 셔틀버스와 무인 차량호출 서비스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 도입되면…차량호출이 자가용 보유보다 경제적 =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보고서를 통해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의 최대 수요처는 차량 호출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최근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버 등 차량호출 서비스 비용의 약 70%가 운전기사의 임금으로 추정되는데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이를 ‘0’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율주행차량 서비스가 우버의 미래”라고 주장했다.

▲다임러그룹이 론칭한 차량공유 ‘카투고’ 서비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다임러그룹이 론칭한 차량공유 ‘카투고’ 서비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이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차량공유 시장에 발 벗고 뛰어들었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보유한 다임러그룹은 2008년 독일 울름에서 ‘카투고’(Car2Go) 서비스를 론칭했다. 카투고는 현재 세계 최대 차량공유 기업으로 유럽과 북미, 중국 등 25개 도시에서 33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며 1만4000대 이상의 차량을 운행 중이다.

▲다임러그룹은 운영 중인 승객과 택시기사를 연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 ‘마이택시’.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다임러그룹은 운영 중인 승객과 택시기사를 연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 ‘마이택시’.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다임러는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택시 호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출시된 ‘마이택시’는 승객과 택시기사를 직접 연결해준 세계 최초의 앱이다. 유럽 10개국 70개 도시에서 1400만 명의 고객과 16만 명의 등록 택시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서비스로서의 이동성’(MaaS:Mobility as a Service) 서비스인 ‘무벨’도 운영하고 있다. MaaS란 택시와 버스, 지하철, 자전거 등 여러 교통수단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겨냥해 이를 단일 플랫폼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무벨 앱을 설치하면 A 지점부터 B 지점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주고 예약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인텔은 완전 자율주행차가 주축이 되는 MaaS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경제를 운전자와 대비되는 개념의 ‘승객 경제’로 정의했다.

BMW 역시 2011년 렌터카 회사 식스트와 협력해 차량공유 조인트벤처 ‘드라이브나우’를 시작했다. 2016년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프리미엄 차량공유 서비스 ‘리치나우’를 시작했다. BMW와 다임러는 올해 3월 드라이브나우와 카투고 서비스를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완성차업체, 더 이상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모빌리티 서비스로 진화 = 자동차업계는 이런 변화가 결국 완성차업체들이 차를 만들어 파는 전통적인 제조업체에서 각종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체로 변모하도록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낸 보고서에서 “완성차업체들은 향후 자동차가 이동성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이런 서비스를 모두 묶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토털 서비스 제공업체로서 정점에 위치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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