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족발 폭행’ 고의성 공방…“살인 목적” vs “혼내주려”

입력 2018-09-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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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에 위치한 궁중족발(연합뉴스)
▲서촌에 위치한 궁중족발(연합뉴스)
건물주를 망치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 궁중족발 사장 김모(54) 씨의 고의성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였다. 고의성에 따라 살인미수 혐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양측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부장판사)는 4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은 김 씨의 요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김 씨가 살해 의도를 갖고 건물주 이모(60) 씨를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씨는 건물주를 차로 들이받으려고 돌진했고, 쇠망치로 머리 부위를 겨냥해서 반복해 때렸다”며 “목적은 살인이었으나 경찰에 체포되면서 살인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폭행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하며 배심원단에게 김 씨의 고의성을 재차 강조했다. 검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김 씨가 건물주를 차로 들이받는 과정에서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염모 씨를 치고, 도망가던 이 씨에게 쇠망치를 휘두르는 장면 등이 담겼다.

그러나 김 씨 측 변호인은 살인미수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변호인은 “망치를 휘둘렀지만, 피해자 머리에 맞은 적은 없다. 망치로 머리를 쳤다면 함몰됐을 텐데 피해자의 두개골은 골절되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혼내주고 싶은 것에 불과해 상해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시절 경미한 폭력 전과만 있을뿐, 피고인도 임차인이라는 우리 사회의 피해자”라며 “가족과 지인들이 탄원을 하고 있고, 피고인 역시 구금 생활을 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재판부와 배심원단을 향해 선처를 호소했다.

김 씨는 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건물주 이 씨를 망치로 수차례 폭행해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건물주인 이 씨와 2016년부터 임대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월 건물을 인수한 이 씨는 보증금과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고, 김 씨가 받아들이지 않자 가게를 비우라는 명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상황에서 이번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재판부는 4~5일에 걸쳐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한 후 6일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리면 이날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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