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전후해 주가가 하락하는 ‘추석 징크스’가 올해도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최근 반등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추석 연휴를 전후로 주식시장은 대체로 하락하거나 간혹 급락하는 사례도 있었다. 실제 지난 20여 년 국내 증시 패턴을 살펴보면,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는 연휴에 들어가기 일주일 전부터 하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주가 하락 이유는 연휴 기간 주가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와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명절 준비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연휴 직후에는 휴장 기간 발생한 다양한 이벤트 및 변수들과 해외 증시 상황이 한꺼번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추석 연휴 동안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소식이 알려진 2008년의 경우 개장 당일 평균 주가가 6.1%나 하락했다. 낙폭은 컸지만, 다행히 며칠 만에 하락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당시 연휴 직후 5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1387.75에서 1460.34로 5.23% 올랐다. 또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 2011년에는 주가가 3.52%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라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9월에도 코스피지수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5~7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지난달에는 반등세를 보이며 최근 2300선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였던 미중 무역분쟁, 터키 외환위기 등의 여파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급변했던 환율과 금리가 점차 안정된 점도 한몫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터키 외환위기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최고조를 지난 관점에서 추가적으로 평가절하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라며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터키발 금융시장 위기감이 커지면서 113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9월에도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신흥국 시장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확대돼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IT하드웨어와 반도체. 보험, 증권, 통신, 화학 등의 실적 추정치가 3분기 동안 상향 조정돼 견조한 실적 모멘텀이 지속되는 섹터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IT 섹터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위험자산 선호심리 개선과 더불어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회계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노 딜 브렉시트 등의 굵직굵직한 9월 이벤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